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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기는 지났다. 그러나 바로 지금이 나의 황금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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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bone] Battlefield V

These are people that are uneducated.

2018년 겨울, 게임계는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습니다.

배틀필드 5가 출시되었거든요. 아니, 배틀필드 5를 출시하면서 제작진이 개소리를 잔뜩 지껄인 덕에 정치적 올바름이 얼마나 병신 같고 암적인 것인지를 널리 알렸거든요.

아마 저도 이 게임을 제대로 말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덜 교육되어, 박사 학위가 하나 밖에 없거든요. 그래도 제작진의 의중은 충분히 이해했고, 따랐습니다.
안 샀거든.

배틀필드 5는 2018년 겨울에 출시된, 배틀필드 1 (2016)의 후속작입니다. 1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하면서 게임 시스템을 갈아엎었던 배틀필드1은 싱글 플레이에 약점이 있긴 했습니다만 나름 다양한 가상의 경험을 플레이어에게 제시했고, 멀티 플레이 또한 게임적 허용에 따른 총기류 및 탈 것 구성과 엘리트 병사 같은 요소로 인해 공방이 현대전 못지 않게 좋았습니다.

그러나 배틀필드 1이 출시된 2016년과 배틀필드 5가 출시된 2018년 사이에 크게 두 가지가 달라졌습니다. 하나는 다이스의 주력 개발자들이 회사를 떠났다는 것, 그리고 다른 하나는 도널트 트럼프의 집권이 안정적이었다는 것입니다.

이 게임은 태생부터 정치적 올바름과 뗄레야 뗄 수가 없는 병신 같은 상관관계에 있습니다.

현재 미국에 번져있는 정치적 올바름은 흑인 인권운동, 페미니즘, 성소수자 등을 섞어놓은 개밥같은 상태입니다. 당연히 저기 들어간 요소들은 제대로 된 게 아니라 우월주의 또는 과격주의에 가깝지요. 그리고 이게 이렇게 된 건 아이러니하게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의 당선과 그로 인해 나쁘게 변한 게 없다는 현실입니다.

도널드 트럼프는 불법 이민자를 증오하는 사회 분위기를 인지하고 입맛에 맞는 코멘트를 잘 던지는 인물입니다. 여기에 백인 남성 사업가라는 측면에서 백인 우월주의자나 여성 차별주의자처럼 호도하기 쉽지요. 문제는 일반 시민들, 합법 이민자와 비백인 및 여성, 또한 현 미국의 문제점을 공감하고 있었고 거기에 거침없이 응대하는 트럼프에 호응하기 쉬웠습니다. 여자라는 거 빼고 잰 척하는 힐러리와는 달랐지요. 이에 헐리웃을 비롯한 소위 '깨어있는' 계층은 트럼프에 대립각을 세우고 힐러리를 지지하고 지원하게 됩니다. 예, 이들에게 있어서 (흑인, 여성, 성소수자) 인권은 계몽주의적인 것이고, 이에 반하는 사람들은 계몽의 대상인 것이죠. 이 포스팅 제일 처음 언급한 'uneducated' 발언은 이 기조에 근거합니다. 이들은 정말 이렇게 생각해요.

그리하여 당연하게도 트럼프는 무난히 당선이 되었고, 이에 반대편에 있던 세력들은 큰 위기감에 빠집니다. 분명 백인 우월주의와 성차별이 대세를 이룰 것이야! 크게 무대를 확장하지 않아도, 패션 및 연극이 성장했고 게이가 많은 뉴욕과 헐리웃이 있고 게이 퍼레이드가 있는 캘리포니아가 가장 먼저 가장 크게 반응했을 것은 뻔한 결론이었지요. 근데 문제는 트럼프 당선 이후 딱히 뭐 달라진 게 없다는 것이죠. 이러면 안 되는데! 그리하여 현재 영화, 드라마, 게임, 애니메이션 같은 미국 문화에 정치적 올바름을 강요하는 물결이 크게 일어났고, 일부 프렌차이즈는 쓰나미 같은 후폭퐁을 맞고 있습니다. 이게 언제까지 지속될지, 얼마나 더 과격해질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한 가지 확실한 건 배틀필드 5를 말아먹는 원흉이라는 것이지요. (근데 제작사 DICE는 스웨덴 회사인데! EA는 바이오웨어도 개판으로 만들더니 도대체 산하 스튜디오에 무슨 짓을 벌이는 거야?)
이 이후 프랑스에서 독립하기 위해 정말 여성도 총들고 싸웠던
알제리 독립전쟁은....깜둥이 전쟁이라 안 팔리니까 모른 척 하겠지?
똥양인 전쟁인 한국전쟁도 모른 척하잖아?

* CONs.
- 역사 왜곡, 여성/인종 할당제.
배틀필드 5가 정치적인 올바름을 숨기고, 그게 아닌 척 출시되었다면 후폭풍은 크게 적었을 겁니다. 허나 니들이 모르는 2차 세계대전을 보여주겠다느니, 여성도 싸웠다느니, 등등의 소리를 씨부리면 선입견부터 크게 낄 수밖에 없는 게, 창작이 허용되는 게 무리가 아닐 정도로 사료가 적은 1차 세계대전과 달리 2차 세계대전은 사료가 많고 영상화도 많이 되었으며 대전 말기엔 영상까지 녹화될 정도의 전쟁이었다는 것이죠. 그리고 저들이 내세운 '전장의 여성'이란 측면도 이미 배틀필드에 있던 것인데 없던 걸로 모른 척한 것이거나 혹은 정말로 몰랐던 겁니다. 매우 유감스럽게도, 이 배틀필드 5는 게임적 허용을 고려하더라도 저평가 받아도 합당합니다.

이 게임은 본격적인 플레이가 시작되는 챕터부터 특수임무 부대 엘리드 군인이었던 코만도를 실미도 영화처럼 범죄자 데려가 싸운 걸로 구라를 칩니다. 게임 내내 보여주는 무능함과 어처구니 없을 감당하는 건 게이머의 몫입니다. 이후 여성용(...)으로 할당된 건 노르웨이 중수 사보타주 작전인데 엄마와 딸이 다 해처먹지만 역사적으로 이 작전엔 남성만 투입되었어요. 하아.... 여기에 흑인용(...)으로 할당된 프랑스 전투는 요새 하나를 털어먹는 일당백 깜둥이와 포토샵으로 그 흔적을 교묘히 지웠다는 개소리를 합니다. 네 개의 챕터 가운데 세 개의 챕터가 죄다 개소리예요.

아이러니하게도 독일군 시점으로 나치의 패망을 보게 되는 마지막 챕터는 싸그리 근본없는 가상 시나리오인데 정말 괜찮습니다. 여기엔 정치적인 올바름이 낄 틈도 없이 순도 100%로 광신적 군인을 바라보는 시선으로 정치의 위험함을 그대로 전달합니다. 이래서 앞 챕터들과의 사상 간극이 확 벌어집니다.
한국은 국뽕을 위해, 미국은 영국놈들 물먹이기 위해?

- 멀티 소개용 티가 팍팍 나는 싱글 플레이.
배틀필드 5의 싱글 플레이는 전작인 배틀필드 1의 에피소드 챕터 형식을 그대로 빌려왔습니다. 전쟁이 아닌 전장의 모습만을 보여주겠다는 의도는 납득했습니다만 그 선정 및 선별엔 의문이 듭니다. 그냥 보기 좋은 배경을 몇 개 뽑은 수준이거든요. 게다가 챕터 내에 플레이되는 맵을 오픈월드처럼 넓게 잡고 플레이어를 던저두는 식으로 바뀌었기 때문에 여기저기 돌아다녀볼 수 있는 듯하지만 실제론 멀티 플레이용으로 만든 맵을 우려먹은 것이고, 그런 느낌이 너무 강하게 듭니다. 적의 구역할당이 너무 명확하여 시스템적으론 후퇴된 듯한 체감입니다. 총질 게임인데 맵은 넓고, 적은 뻔히 움직이고, 진행이 흥미롭지도 않으니 매우 지루해요.
넓어서 '우와!'하게 만들지만 큰 의미는 없다. 멀티용 맵을 가져온 거라.

- 버그.
2020년에 플레이했는데도 싱글 플레이에 버그가 있어요. 컷신 연결 구간 등에선 무기를 바꿔도 모션을 취하기만 하지 총기는 항시 첫 번째 것으로 롤백하고, 특정 거리에선 총알이 날아가다가 증발하며, 총을 옆으로 든 채 조준합니다. 여기에 적들은 가끔 미친놈처럼 질주하거나 허공답보를 하고, 일부 적은 벽을 뚫거나 언덕을 뚫고 산속으로 들어가버립니다. 맙소사, 이게 배틀필드 QC의 현실이라니...
난 조준을 하고 싶은데 할쑤가 읍써!
나름 저격 조준중인 것임. 그렇게 안 보이겠다가 아무튼 그런 것임.
우리가 몰랐던 2차 세계대전에서 여성 병사는 이렇게 살아남았다~

- EA액세스와의 문제.
이 게임은 EA액세스 볼츠에 들어가 있기 때문에 공식적으론 구독 기간 내에 무료 플레이가 가능합니다. 그러나 무슨 이유에선지 제가 플레이했을 땐 트라이얼로 작동하여 싱글 플레이는 10시간 제한, 멀티 플레이는 불가 및 구매창 안내로 동작했습니다. 어차피 싱글 플레이는 5시간 반만에 엔딩 봤으니까 아쉽진 않네요.
이 퀄리티로 플레이 타임이 길었다면, 그것도 그것대로 재앙이었을 것 같다.

- 멀티로 몰아주고 현질을 기대하는 EA의 정책.
마이크로트랜색션으로 욕을 처먹은 EA의 정책 변화가 느껴지는 건 최근 몇 년간 EA에서 발매된 게임들의 내부 구조 변화에서부터입니다. 일단 게임기 시스템이 지원하는 도전과제는 대단히 성의없게 구성하여 몇 개 던져놓고 끝입니다. 그렇지만 내부적으론 많은 세부과제를 만들어놓고 취득하면 멀티 플레이용 아이템 언락이나 코인 획득으로 만들었습니다. 이렇게 획득하는 게 싫으면 현금으로 사라는 유도는 당연한 것이고요. 배틀필드5도 이 EA의 흐름에 따르고 있습니다. 전작의 도전과제와 비교해보면 이 흐름은 게임의 질을 높여 집중을 의도하는 게 아니라는 점에서 유감스럽습니다.
싱글 플레이에서 적 근처를 조준해도 팍팍 가이드가 뜬다.
이런 감각과 장비를 멀티에서 쓰려면 현질이 요구되겠지.

* PROs.
- 그래픽만은 좋았다. 그래픽만은.
음향은 방향성이 명확하여 적들의 음성과 격발음으로도 색적 방향을 결정할 수 있을 정도로 좋습니다만 음향효과는 어째 밍밍합니다. 그래픽 계산에 공을 들인 트레이드 오프인지 음향은 밋밋하고, 비쥬얼은 대단히 좋습니다. 스키로 이동가능한 노르웨이 미션과 탱크를 몰아보게 되는 독일 미션은 비쥬얼에 감탄하게 됩니다. 튜토리얼인 싱글 플레이 첫 미션은 각 챕터들의 에센셜을 연결해놓은 거라 연출도 훌륭했습니다.
눈은 즐거운 첫 미션.
시가전의 만족도는 높았다.
우리 티거 탱크는 존나 쎈 탱크.
시작부터 끝까지 끝내주게 우울한 독일 미션이 백미였다.

총평: Rise of political correctness. These are people that are uneducated, properly.

[xb360] Battlefield: Bad Company 2

전장: 나쁜 회사2는 2008년에 나온 1편의 후속으로 2010년 발매되었습니다. 1편의 유치찬란한 개그 및 스토리 라인의 문제점을 깨달은 것인지 2편은 1편의 연장선이라고 하기에 러시아가 미국을 공격한다라는 것을 빼고 이어지는 게 단 한 개도 없습니다. 시스템도 많이 달라져서 멀티플레이의 곁다리처럼 대강 만들었던 싱글 플레이도 상당히 공들인 레벨 디자인으로 구성되었습니다. 올해로 10주년이 되었는데 멀티플레이엔 아직도 십여 명의 사람들이 플레이를 하고 있더군요.(웃음) 허나 이 게임을 마지막으로 지난 10년간 배드 컴퍼니3은 제작 루머조차 나오지 않았고, 제작사인 다이스는 핵심 개발자들이 이탈한 후 병신 같은 배틀필드5를 만들고 '못 배운 놈' 개소리를 씨부리며 장렬히 관짝에 못질을 시작했습니다.

아무튼, 저는 1편을 출시 당시 구매해서 플레이했었고, 너무나 재미가 없었기 때문에 이 시리즈를 플레이하는 걸 포기했었습니다. 한국 온라인스토어에 1편은 올라와있지만 2편은 없기도 하고요. 그래도 EA액세스를 통해 플레이가 가능해져서 이번 기회에 한 번 해봤습니다. 13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고, 10시간 정도면 엔딩을 볼 수가 있습니다.

* CONs.
- 뜬금없는 설정들.
일단 어쨌든 러시아는 미국을 공격하고 있습니다. 1편에서도 설명이 없었는데 2편도 매한가지입니다. 그 와중에 프롤로그는 과거에 있었던 특수임무를 보여주는데, 일본의 특수병기에 관련된 미션입니다. 그리고 그 무기는 전설적 비밀병기처럼 이야기가 내려오다가 뜬금없이 발견되어 실전에 쓰이는 걸 막으러 가게 됩니다. 근데 이 병기가 뭔지 미국은 알고 있었습니다. 러시아는 미국 공격할 정도라면 일본은 이미 쳤고 꿀꺽했을 텐데 이걸 대량양산 못했고, 미국은 뭔지는 알지만 그냥 놔뒀다가 러시아에게 털리는 중입니다.

뭐랄까, 어쨌든 러시아가 나쁜 겁니다. 그리고 이런 기조를 그대로 들고 나오기에 2010년도 만만찮은 시절이었습니다. 이러하니 배드 컴퍼니 3가 나오기보다 리부트가 차라리 나은 상태인 겁니다. 애매한 거죠.
일제인데 시발 망했어요급의 성능을 안 보여주는 총.

- 망할 탈 것.
정말 적응하기 힘들었던 건 이 게임의 탈 것 조작감입니다. 미션 중간 탈 것을 이용해 이동하는 일이 생각보다 많습니다만 시야각이 너무 앞쪽에 잡혀있고, 조작감이 나빠서 어디에 걸리거나 추격하다가 루트를 벗어나 절벽 낙사를 하는 등의 일이 꽤 발생했습니다.

* PROs.
- 강화된 파괴, 혼돈, 그리고 망....
1편의 선별적 벽 파괴에서 업그레이드되어서 건물이 박살날 수 있습니다. 건물 붕괴에 깔리면 사망... 물량으로 밀리는 상황으로 가기 때문에 불공평하게 붕괴가 도움이 되는 일은 적습니다만 펑펑 터지는 폭발을 게임 내내 볼 수 있게 되어 있고 중간 이벤트로 공중 폭격하여 건물을 아작내는 시퀀스도 있기 때문에 시원시원합니다.
엄폐 부수기는 기본.
딱총들고 있는데 적 땅끄가 나오면 난감하다.
모던 워페어에서 배껴왔지만 재밌었던 공중폭격.

- 버라이어티 싱글 플레이.
10년 전에 나온 게임이지만, 현재 나오는 게임들보다 내용이 알찹니다. 단순히 멀티플레이 소개용으로 소모되는 미션구성의 최근 배틀필드 대비, 이 게임의 싱글 플레이는 독자적으로 매력적인 레벨 디자인을 갖추고 있습니다. 일직선 구성이긴 합니다만 어쨌든 목적만 이루면 장땡이기 때문에 옆길로 돌아갈 수도 있고, 그래도 진행에 상관없습니다. 중간중간 탈 것을 이용해 진행하는 구간이 그걸로 끝나고 땡인 게 아니라 필드를 돌아다니는 용도이기 때문에 멀티 소개용 이벤트 미션이라는 느낌을 받기 어렵습니다.
레벨 디자인은 좋은데 총기류의 허접함은 불만.

* 총평: 총기의 반향음이 매력인, 재밌는 싱글 플레이를 탑재한 배틀필드. 스토리는 기대말자.

[xb360] Dante's Inferno

데드 스페이스로 게임계에 탄성을 부른 비서럴 게임즈가 다음으로 내놓은 게임은 2010년의 단테의 불바다입니다.(웃음) 그리고 이 게임은 몰락의 시작으로, 핵심 개발자가 떠나고 망해가는 유명 스튜디오의 전형을 따른 결과물입니다. 탄성이 탄식으로 바뀌는데 얼마 걸리지 않았군요.

3인칭 액션 게임으로, 몸에다가 천으로 만든 십자가를 꿰맬 정도로 변태새끼인 단테가 십자군 원정 도중 지옥에 떨어지지만 아내를 빼앗긴 분노로 인해 장군님 축지법 쓰신다를 시전하여 지옥을 불바다로 만들어 다 족치고 적화평정을 하는 게임입니다. 게임 내적인 건 그렇고, 게임 외양은 그냥 툭 까놓고, 갓 오브 워 짭입니다. -_-; 엔딩에선 '...계속!'을 들이밀지만 비서럴 게임즈가 살아있던 내내 후속작 루머조차 없었고, 이젠 비서럴 게임즈가 망했으니 이 게임은 이걸로 끝입니다.

한국에 출시될 당시에도 표지부터 B급 냄새가 풀풀 흘렀던 관계로 플레이를 피했었는데, 엑스박스 원에서 EA액세스를 구독하면 하위호환으로 무료로 플레이할 수가 있고, 게임패스 얼티메이트 회원은 EA액세스 한 달 무료 구독이 되었건 관계로 다운받아 플레이해봤습니다. 제일 낮은 난이도로 수집과제 모두 해결하고도 6시간 30분이면 엔딩을 보고, 여기에 3시간 정도를 추가하면 모든 도전과제를 취득 가능합니다. 그러나 등록된 DLC 가운데 코옵용 DLC가 마켓에서 증발한 상태이기 때문에 본편만 100% 클리어가 가능합니다. 재미측면에서, 저는 이 게임을 추천하지 않습니다.
앙 단테.

* CONs.
- 세이브 포인트, 체크 포인트, 그리고 세이브 데이터.
2010년에 나온 게임인데 세이브가 개판입니다. 이 게임은 세이브 포인트와 체크 포인트가 분리되어 있습니다. 진행 도중 사망하면 체크 포인트에서 다시 시작하고, 세이브 포인트는 수동으로 세이브를 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문제는 이걸 꼬박꼬박 해줘야 하는데 세이브 포인트가 꼬박꼬박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이죠. 메뉴 화면에는 '이어하기'가 없습니다. 게임을 다시 진행하려면 세이브 슬롯에 저장된 세이브를 불러와야 합니다. 세이브하는 걸 잊었거나 세이브 포인트 사이에서 게임을 중단하면 진행 상황이 증발됩니다.

세이브 데이터는 계속 세이브 슬롯을 증가시킵니다만 삭제 항목이 없습니다. 여기에 2회차 플레이를 할 경우 어느 게 1회차 파일인지 2회차 파일이 어느 것인지 알 길이 없습니다. 세이브 파일의 정렬이 자동인데, 기기의 세이브 파일 갱신 시각을 기준으로 한 게 아니라, 플레이 진행에 따른 상대 시간을 기준으로 합니다. 즉, 1회차 세이브 파일 사이에 2회차 세이브 파일이 정렬되 들어가 섞여버립니다.(맙소사....) 수집 요소들은 수동으로 세이브하지 않으면 세이브 데이터에 기록되지 않기 때문에 엄한 곳에서 죽으면 아주 개 같아요.
충격과 공포의 세이브 데이터.

- 십자가 러쉬.
이 게임엔 사슬낫 공격, 마법 공격 등이 존재하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십자가 버튼만 죽어라 누르면 거의 다 깹니다. 일반 공격은 십자가 공격이 안 통하는 적에게만 가끔 쓰면 되지요. 그런데 더 심각한 점은, 만능으로 보이는 십자가 공격이라도 있는 게 다행이라 느껴질 정도란 것입니다. 액션 게임인데 액션이 별로예요. 의미없는 물량전과 후반엔 외양 조금 추가된 강화적들이 계속 나오는데 지겹기 짝이 없습니다. 십자가 액션이 없었다면 플레이가 시궁창에 쳐박혔을 거라 느껴질 정도입니다. 어쩌면 시궁창이라서 십자가를 나중에 추가했을지도 모르겠네요.
카메하메~
하-!!!

- 쏟아지는 QTE.
당시 게임들의 트랜드가 그러하긴 했지요. 그렇다고 해도 이 게임은 퀵 타임 이벤트가 너무 많습니다. 뭐만 했다 하면 QTE 프롬프트가 계속 떠요. 심지어 체력 회복 지점에서 체력 채울 때에도 B버튼 연타를 해야할 정도이니 참.... 보스전은 당연히 막타 넣는 이벤트는 죄다 QTE이고, 일반 적들도 잡아 족치는 기능에도 QTE가 쓰입니다. 개발진에 QTE 성애자가 있었나...
B버튼을 연타하여 회개시키십시오.

- 병신 같은 시점 고정.
갓 오브 워 짭퉁이라 어쩔 수 없긴 할 텐데, 고정되어 제시되는 카메라 시점이 개판으로 만듭니다. 특히 최악은 낙사 유발 구간들. 중반엔 허공에서 가로로 진자 운동 하다가 세로로 걸린 줄로 옮겨가야 하는 구간도 나옵니다만 거리감을 도저히 알 수 없어서 추락해버립니다.
나를 빡치게 만들었던 구간 중 최악 구간.

- 날림으로 만들어놓은 후반.
최종 보스 직전 스테이지는 플레이어가 개삽질을 하도록 강요되어 있습니다. 데빌 메이 크라이나 배요네타 등에 스페셜 스테이지로 제시되는 특정 조건 맞추어 클리어하기를 정식 스테이지로 채택하여 플레이를 강요합니다. 이 이전까지 이런 플레이가 단 한 번도 요구되지 않다라 갑자기 나와버려서 당혹스럽게 만들죠. 거의 호드 모드처럼 존나 싸워야 합니다. 스토리상 이래야 할 이유는 없다는 것도 개그입니다.
아니 시바 이 짓을 왜 해야 하는 건데?

* PROs.
- 흔치 않은, 성인 요소.
이 게임의 유일한 장점은 고딕풍 분위기에 녹여낸 성인 요소입니다. 피와 비명이 넘치고, 앙앙거리는 효과음이 울리며, 비쥬얼도 호러와 괴기에 몰려있는 게 유일한 장점입니다.
눈 앞에서 펼쳐지는, 낯선 악마와 함께 떠나는 아내의 불륜여행.
맞바람치는 단테.

* 총평: 갓 오브 워의 냄새만 풍긴, 멍청하고 지루하기 짝이 없는 액션 게임.

[xbone] Sniper Elite 3 ULTIMATE EDITION

스나이퍼 엘리트 3는 B급 게임만 줄창 개발한 리벨리온이 2014년 여름에 출시한 스나이퍼 엘리트 시리즈의 3편입니다. 이 회사의 최대 히트 상품이 이 게임 시리즈라서, 번외편으로 똑같은 컨셉에 등장하는 적들만 좀비로 바꾼 좀비 아미 시리즈도 절찬 판매중입니다.

B급 게임임에도 판매량이 나쁘지 않고 프렌차이즈를 우려먹을 수 있는 이유가 딱 하나 있습니다. 이 게임은 스나이핑을 주제로한 TPS이며 저격당한 상대의 몸뚱이를 X레이로 뚫어보는 특수 효과를 보여주기 때문이지요. 이게 상당히 유니크한 면모라서 저도 엑스박스 게임할인 때 충동구매했었습니다. 그게 2017년(...) 겨울의 일이었네요.

한동안 개똥 같은 게임들을 많이 했었기 때문에 연말과 연초는 즐거운 게임을 하자는 생각으로 플레이해봤습니다. 허나 이 게임 본편은 즐겁게 했지만 저는 얼티메이트 에디션의 구성을 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얼티메이션 에디션이라고 거창하게 이름붙였지만 DLC 하나는 빠져있어서 따로 구매해야 하고, 그 DLC는 1시간도 안 되는 히틀러 죽이기 미션입니다. 물론 실존 인물 저격이 아니라 카케무샤 저격하는 것으로, 이 게임의 전통이나 다름없는 DLC입니다. 얼티메이션 에디션에 포함된 다른 스토리 DLC는 처칠 구하기 1,2,3인데 30분 남짓하는 미션 3개입니다. 10달러 남짓으로 할인할 때나 해볼 만한 게임입니다.(히틀러 잡는 DLC가 8달러...) 어차피 MS스토어에선 본편만 구매할 수 없게 바뀌어, 얼티메이션 에디션만 구매 가능합니다.

이 게임의 후속이고 또 히틀러 잡는 미션을 DLC로 팔아먹은 스나이퍼 엘리트 4 본편은 엑스박스 게임패스에 수록되어, 게임패스 구독자는 현재 무료로 플레이가 가능합니다.(....그러니까 올해 안에 게임패스에서 내려가지 않는 한, 제가 해보게 될 것이란 얘기겠지요.)
가장 쉬운 난이도로 11시간 반만에 엔딩봄.

* CONs.
- 분량.
8개의 챕터입니다. 수집품 및 도전과제 신경쓰면서 해도 12시간이 안 되니, 그냥 쭉쭉 달리면 하루 안에 엔딩 보는 게 어렵지 않다는 얘기입니다. DLC 챕터 전부 정도가 본편에 포함되어 있었다면 불만은 적었을 겁니다. 그러나 짧은 플레이 시간과 고가의 DLC 정책은 이 게임 시리즈의 전통이 되어가고 있기 때문에 매우 유감스런 부분입니다.
차량 대폭발 저격 같은 어처구니없는 기능보다 미션 하나 추가가 더 좋다!

- 스나이핑인데 너무나 가까운 교전거리.
레벨 디자인과 결부되는 것이라 어쩔 수 없다는 건 알겠지만, 교전거리 제한이 너무 심합니다. 근거리 은신 암살을 제외하면 대부분 100-200 m가 교전거리예요. 숨겨진 요소로 최대 600 m 적 저격 같은 거가 있긴 하지만 통상 플레이는 죄다 저 거리에 몰려있습니다. 이에 스코프의 줌 거리도 매우 제한적이라서 매우 답답하게 플레이를 하게 됩니다. 제일 쉬운 난이도를 제외하며 탄도학이 어느 정도 적용되는데, 100 m 사격으로 몸뚱이를 못 맞추면 스코프가 무슨 의미이며, 잘 맞추면 스코프가 왜 필요한 건지 의아한 것이죠. 300 m 이상으로 조절했어야 했어요.
이 정도까지 거리가 줄면 아이언 사이트로 실총 조준사격이 안 될 리가 없잖아!
(근데 난이도 높이면 이게 잘 안 됨. 허허허.)

- 후반 물량전.
중반까지는 그럭저럭 은신 잠입 암살 저격 플레이를 즐겼지만 후반엔 나찌 기지를 처들어갑니다. -_-; 그리고 어떤 과정을 거치든 후반엔 탱크와 맞짱을 떠야 합니다.(레벨 구조와 스폰 장소를 미리 알면 이벤트 이전 땅끄 스폰 장소에 대전차 지뢰 깔아놓자. 알아서 죽는다.) 관측조 없이 혼자 다니는 것이나 전설의 스나이퍼처럼 많은 적군을 저격하는 것이나 여러 모로 게임적 허용이 많은 건 이해가 되지만 후반의 레벨 디자인은 너무 어거지였습니다.
근접 암살 기능도 있지만 후반이 되면 적 모가지 따는 것도 지겨워진다.

- DLC...
처음 언급했듯이 DLC의 모친출타한 정책은 짜증나는 요소입니다. 그런데 치명적인 함정이 있으니, DLC팩에 딸려온 무기들이 갑자기 활성화 안 된다든지, DLC 미션 메뉴로 아예 못 들어가는 경우가 생깁니다. 그리고 가장 치명적인 문제는, DLC 미션을 플레이하면 본편 세이브 슬롯 전체가 증발합니다. 당연히 본편 플레이하면 DLC 미션 세이브 슬롯 전체가 증발합니다. 미션 셀렉트 기능까지 건드리진 않기 때문에 미션 자체는 계속 이어서할 수 있지만 호기심으로라도 미션 진행 도중 DLC 미션을 플레이해볼 생각은 안 하는 게 좋습니다.
골때림.

* PROs.
- 나와라 슈퍼비젼!
스나이퍼 엘리트의 최대 장점, 적 사망시 어느 부위에 어떻게 총알이 박혀 죽었는지 슬로우모션으로 보여줍니다. 이 기능은 끌 수도 있고, A버튼으로 플레이 중간 스킵할 수도 있습니다. 꽤나 신중하게 플레이해나가다가 저격을 했을 때 적이 픽 하고 쓰러지는 게 아니라 몸뚱이가 관통당해 박살나는 장면을 투시화면으로 천천히 보여주는 건 카타르시스를 일으키는 연출입니다. 물론 중반까지만 신기하지 중반 이후엔 지겨워지고 후반 대량 저격 살상할 땐 시간만 잡아먹는 성가신 이벤트로 전락하긴 합니다.
참 잘 옮긴 인체 해부도.
막 사망하셨습니다.

- 교전거리의 문제는 있지만 공들인 중반까지의 레벨 디자인.
특별 이벤트가 없는 한, 이 게임은 맵을 한 번에 불러와서 플레이어가 돌아다닐 수 있게 해놓았습니다. 물론 적들의 갑자기 스폰되는 B급 기술력은 어디 가질 않지만, 맵 여기저기에서 적들을 저격할 위치를 찾고 잠입하며 싸돌아다니는 플레이는 상당히 괜찮았습니다.
지도를 바로 여는 단축기가 없다는 황당한 게임 키배치이지만 지도 자체는 좋았다.

* 총평: 희대의 저격 게임. 독특함이 지루해지는 지점을 물량전으로 떼운 게 유감이다.

PS. 총질하다 보면 난감한 상황을 마주할 수도 있음.
어흑! 미안하다!

실망스런 니콘D780 발표

2020년 시작과 함께 니콘이 발표한 새 DSLR, D780 제품 정보를 보고 끄적여보는 잡상.

아마도 D6가 플래그십 니콘 DSLR의 마지막이 될 것이고, 그거의 마이너 버젼이 D850 후속에 적용되면 그걸로 니콘 DSLR의 역사는 끝나고 미러리스 Z마운트로 완전 이양될 것이라 보고 있다.

아무튼, 니콘이 발매한 마지막 주요기종은 다음과 같다.

크롭DSLR: D500 (2016/01)
풀프레임DSLR: D750 (2014/09)
고화소DSLR: D850 (2017/09)
미러리스: Z6/7 (2018/09)

D780의 컨셉은 기존의 DSLR을 계승하면서 미러리스(사실상 Z6)의 센서 및 라이브뷰를 DSLR로 끌고오는 것이다.

허나 정작 나온 제품은 기대에 어긋나는 매우 실망스런 물건인데...

1. 크롭 센서라 AF포인트 확산에 이득이 있긴 하지만 그걸 넘어서서 화면을 꽉 채운 D500의 AF포인트(D5의 모듈)의 전례처럼 AF포인트를 넓게 분포시킬 수 있음에도 D750의 AF포인트를 그대로 사용.
2. D5의 AF 알고리듬은 가져왔지만 AF 모듈 자체는 D750의 모듈(5년 이상 지난 물건이라고!).
3. D500의 레이아웃을 개선해서 가져왔지만 포커스 조이스틱은 삭제.
4. Z6의 센서를 그대로 들고왔지만 IBIS는 삭제.(...deal breaker!)
5. Z6의 센서를 그대로 들고왔지만 라이브뷰에선 컨트라스트AF만 사용. 위상차AF는 OVF의 AF모듈에서만 동작.
6. 화소는 증가시켰지만 눈꼽만큼임.(Z6 센서 그대로 들고 왔으니...)
7. XQD 및 CFe 시대로 넘어가고 있어서 2016년부터 XQD+SD카드로 넘어간 제품을 출시해왔으면서 D750처럼 SD듀얼 슬롯으로 퇴행.
8. 뷰파인더 커튼이 달린 D500이나 D850과는 달리 아이컵 분실 문제도 많은 D750 아이컵 형태 계승.

비디오 기능 강화 및 말도 탈도 많던 컬러 그레이딩을 위해 Z6를 혼합하는 개념은 좋게 보고, D850부터 들어간 네거티브 필름 컨버터 내장이나 포커스 스태킹 촬영 같은 기능이 도입된 건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그게 전부다. 일부 유저에겐 세로그립 단자가 삭제되어 추가 파츠를 달 수도 없다는 것 또한 매우 유감일 듯.

즉, 여러 용도로 쓰기 적합하다는 광고 포인트에 비해, 정작 스펙을 보고 드는 생각은 이도저도 아닌 어중간한 바디가 나와버렸다는 것이다. AF추적 성능이 필요하면 D500, 고화소가 필요하면 D850, IBIS 및 동영상 기능이 필요하면 Z6. 어느 하나 능가는 커녕 비등해지기도 어려운 게 2020년에 내놓은 제품의 현실이 아이러니하다는 것인데, 이게 니콘의 현재인 것 같기도 해서 씁쓸하기도 하다.

못 만드는 것인가, 안 만드는 것인가?

아마도 복합적인 요소로 이상적인 제품 컨셉에서 여러 부분이 너프당해버린 기종으로 보이는데, 이게 5년 전에 출시한 D750 고객층에게 어필할 수 있는 제품인지는 모르겠다. AF 필요없고 이미지 퀄리티를 보면 그냥 Z6로 가는 게 현명한 처사처럼 보이고, 어쩌면 그게 니콘의 노림수일지는 몰라도, 현행 카메라 시장에 대체 제품은 많이 있다. 업무상 D750의 대체품을 어쩔 수 없이 써야하는 고객에만 어필될 만하다는 입장이다.

2013년부터 니콘을 써왔었고, 작년에 후지로 옮겨오면서 적어도 Z6의 ibis만 들어간 F마운트 바디가 나온다면 사려고 했는데, 이건 아니지. 올림픽용으로 조만간 나온다는 D6엔 ibis가 들어간다고 하니, Z마운트 센서 기술을 F마운트에 넣는 게 현실적인 문제로 불가능한 건 아니니, 엿이나 까 잡수세요, 니콘.

...니콘 D780 제품 정보를 보고 후지 H1을 위해 마킨스 L플레이트를 구매했다.
난 후지를 안 좋아하는데, 니콘으로 행복해질 쑤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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