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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기는 지났다. 그러나 바로 지금이 나의 황금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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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b360] Batman: Arkham Origins

미국에서 날아온 바트만. -3- (아니, RatMan?)
디스크는 두 장이지만 앞장은 싱글 플레이용, 뒷장은 멀티플레이용.

저는 사실 배트맨 게임 시리즈를 그리 좋아하는 편이 아닙니다. 게다가 전작들은 GOTY 에디션이 나오면서 그동안의 DLC 패키지가 모두 들어간 게 나와서 이 게임도 나올 줄 알았는데....게임이 망했어요.

음, 음. 이 게임은 배트맨: 아캄 어사일럼, 배트맨: 아캄 시티를 잇는 세 번째 배트맨 게임입니다만 저작권자인 워너브라더스라는 공통 분모를 제외하곤 다른 게임입니다. 제작사가 그동안의 락스테디가 아닌, 워너 스튜디오예요. 그래서 게임 진행 시점도 아캄 시티의 시퀄이 아닌, 아캄 어사일럼 이전인 프리퀄입니다. 락스테디가 제작하고 있는 정식적인 후속작은 아캄 나이트란 제목으로 곧 출시됩니다.(그러니까 이 게임은 그거 제작하는 사이의 시간벌이 땜빵용....)

출시가 2013년 가을이었고, 살 생각이 없었는데, 동생 녀석이 배트맨 시리즈를 다 해보면서 호평만 해대는 탓에 이것도 구매해줘야 했습니다. -_-;; 한국에도 정식 출시되었지만 가격이 비싼 걸로 알고 있어서 미국에 물건 주문할 때 같이 주문했네요. 가격은 $14.43였고, 멀티랭귀지라서 한국어 자막이 지원됩니다.

* cons.
- 뭐여, 달라진 건 그다지 없는데, 열화판이네?
이 게임의 최대 문제점은, 전작에 숟가락만 얹었다는 겁니다. 문제는 그 숟가락이 똥뭍은 숟가락.... -0-;; 아캄 어사일럼은 어사일럼이란 제한적인 공간을 돌아다니는, 다소 선형적인 레벨 구성이었던 반면 아캄 시티는 오픈월드로 게임 형식을 엄청 확장시켰지요. 아캄 오리진은 그 오픈 월드를 고스란히 배끼고, 도시 규모를 더 확장시켰음에도 크게 와닿지 않습니다.(여담이지만, 아캄 시티를 즐겼던 사람이라면 다소 멀쩡한 아캄 시티 구역에 반가움을 느낄 것이고, 남쪽으로 내려갈 수 있는 다리가 있지만 스토리상 파괴되기 때문에 아캄 시티 게임에서 남쪽으로 못 내려가고 북쪽 구역만 등장하는 개연성을 상당히 의식하고 제작했음을 알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게임 전체 분위기가 '도시' 느낌이 안 나고, 전작 아캄 시티랑 똑같아요. 시기상 아직 막장으로 치닫기 전인데 말이죠.(중립형 NPC가 없어요.)

다소 애매한 타격, 복잡하게 바뀌었지만 의미는 없는 스킬 트리, 2회차 이상을 염두에 두고 강제되어 있는 도전 과제들... 게다가 버그. -0-
의미없는 스킬 트리 시스템. 어차피 다 열어야 하고, 다 열게 되어있다.
저걸 선택적으로 연다고 뭐가 크게 달라지느냐? 달라지는 거 없다.

- 3회차를 하라고?
아캄 어사일럼의 약점은 스토리를 끝내고 나면 딱히 할 게 없다는 거. 그래서 아캄 시티에선 2회차 플레이를 염두에 두었고, 도전과제도 있었습니다. 이에 3번째 게임인 아캄 오리진은 한 발 더 나아가서 3회차!!!! 에라이 시밤. 1회차를 끝내면 전작처럼 모든 게 승계되고 난이도가 올라가는 뉴 게임+가 열리고, 이걸 끝내면 모든 게 어려워지는 '나는 어둠이다' 모드가 열립니다. 게다가 게임에서 제시하는 도전과제 카테고리 3개가 있는데, 이게 미리 조건을 끝내더라도 열리는 게 아니라 순차적으로 열리는 모드이며 일부는 스토리 모드에서 반드시 규정대로 플레이를 해야 열리는 구조이기 때문에 1회차에서 다 끝낼 수가 없어요. 2회차 이상을 해야하고, 이쯤 되면 모든 스킬 트리가 열리고, 모든 도전도 끝났기 때문에 난이도 높은 게임의 메인 스토리 미션만 플레이하는 식으로 진행해야 하는데, 그 스토리 미션도 대단히 짧습니다.(아캄 시티에 비하면 절반도 안 되는 듯?)
빌어먹을 시스템. 안 해!!

- 빌어먹을 조커....
이 게임은 광고부터 시작까지 '블랙 마스크'가 전면적으로 나와서 배트맨에게 현상금을 거는 바람에 크리스마스 하룻밤을 거기에 대처하는데 쓴다는 배경입니다만 문제는 이 프렌차이즈가 지나치게 조커를 의식해버렸다는 거예요. 더군다나 아캄 시티 마지막에 조커가 퇴장하기 때문에 그게 아까웠는지, 프리퀄이란 이유로 조커가 또 나오는데.... 이게 전체 스토리를 망가트렸습니다. 안 나오는 게 좋았어요. 스토리 반전도 시답잖고, 전체적인 진행도 시답잖게 변했습니다. 현상금 노리고 배트맨을 공격해 온다는 빌런들의 취급은 들러리에 불과해졌고, 심지어 빌런 중 일부는 스토리 진행상 끝까지 얼굴 한 번 안 볼 수도 있습니다. -0-;;; (서브 퀘스트를 깨야지 등장 처리....)

- 버그, 버그, 버그...
이 게임이 악명을 떨친 건 출시날부터 발생한 버그들 때문이라지요. 진행 자체가 불가능해질 지경인 수준이었는데 2014년 중반이 되어서야 그것들을 해결한 버그 패치가 끝났습니다. 문제는, 그래도 버그가 남아있어요. 플레이 불가 버그까진 안 겪었지만 당혹스런 버그들은 몇 번 겪었습니다. 이벤트 캐릭터가 갑자기 사라진다든지, 지도상에 표시되어야할 마커들이 한 번에 사라져서 안 나온다든지... 선박 위 서브 퀘스트를 깨고 캐릭터를 포박해놨는데 갑자기 뒤로 슬금슬금 굴러가더니 부들부들 떨면서 벽을 통과해서 밑으로 떨어지는 소리를 내며 사라지는 둥.... -_- 엽기였네요.
오른쪽 폼잡고 서있는 녀석은 처맞다가 죽었는데 옆에 있는 놈들 시체에 낑긴 케이스.

- 이거, 만들다가 바꾼 거지?
이 의혹이 강하게 드는 게, 위에서 언급한 뜬금없는 조커의 존재와 시작부터 배트맨을 노리는 것으로 스팟라이트를 받은 빌런들이 흐지부지 취급당한 거, 그리고 고담과 관련된 이벤트들이 메인 스토리 미션을 다 끝낸 뒤에 갑자기 밀려드는 등, 미션간 유기적인 면이 이상할 정도로 없다는 겁니다. 조커없이 만들다가 윗선에서 조커 넣으라고 해서 넣고, 그렇게 바꿔서 만들다가 출시일 압박 때문에 대강 덮어서 출시했다는 느낌이에요. 지나친 버그 발생도 이 의혹을 더 해줍니다. 게다가 배트맨 개짓들이 다 열리는 후반까지 좌측 상단 아이콘 하나가 비어있는 채인데, 이것도 뭔가 기획하다가 빼버린 느낌입니다.

* pros.
- 차가운 도시의 가면 변태, 집사에겐 따뜻하겠지.
눈발 날리는 창백한 도시 느낌을 제대로 살렸습니다. 눈이 쌓인 곳에서 배트맨이 지나가면 그 흔적이 남고, 어둠 사이로 배트맨이 하늘을 날아다니는 느낌이 건조한 게, 유일하게 이 게임의 플레이 도중 느끼게 되는 장점입니다. 나쁘게 말하면 게임 자체가 무미건조하다는 건데....
형이 날아서 도착하면 일단 맞고 시작하는 거다.

- 탐정! 탐정! 그렇지, 배트맨은 단순 가면 변태가 아니라 탐정 변태였어!!
스토리 미션상 이 게임의 가장 훌륭한 점은 탐정 모드의 강화입니다. 단서들을 스캔하고, 시간 되돌리기들을 적절히 이용해서 또다른 단서를 찾아 현장 상황을 재구성하여 결론을 도출하는 모습은 코믹스에서나 다룰 법한 탐정다운 배트맨의 모습을 잘 보여주었습니다.
전작들에서 가장 재미없었던 이 부분이 이 게임에선 제일 괜찮았다니...OTL

총평: 배트맨 게임 팬이라면 모르겠지만, 아캄 시리즈의 연장선에선 열화판. 플레이하기 지겨웠다.

Batman: Arkham Origins
구매일 : 2015.01.29
가격 : $14.43, 신품구매

코믹스의 이미지를 차용한 이 장면에 흐뭇해졌지만,
이동 셔틀화된 배트윙 애니메이션을 게임 내내 반복 재생하다보니 지겨워진다.


덧. 시바..... 시바..... 시바!!!!! 시바의 분량이 그게 뭐냐, 이런 시바!!!!! 가장 훌륭한 몸매의 그녀의 미션을 그따구로 처리하다니.... 그러니까 망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