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성기는 지났다. 그러나 바로 지금이 나의 황금기다.

통계 위젯 (화이트)

05
22
154388


2014, Denver, US - Embassy Suites

이번 얘기는 덴버에서 묵었던 호텔 얘기.

목적지가 덴버 다운타운의 컨벤션 센터였기에 인근에 호텔을..................진작 예약했어야 하는 건데 까먹고 있었던 탓에 얼리 버드 베네핏을 다 날려먹고 비싼 돈 주고 예약을 하게 된 상황을 맞이하여 선택한 호텔이 오늘 얘기의 주인공, 엠배시 스위츠 호텔입니다. ㅠㅠ;
호텔 입구.
1층엔 '아무것도' 없음. 엘리베이터를 타고 위로 올라가야 리셉션 나옴.
위치는 컨벤션 센터 길 건너.
비지니스 방문객을 털어먹으려는 듯이 분포한 인근의 힐튼, 쉐라톤, 하얏트 계열이 돋보인다.

사실, 엠배시 스위츠도 힐튼 계열입니다. -_-;; 별 세개 호텔이라고는 하는데, 전반적으로는 그만큼이에요. 비지니스 호텔 느낌이지만 분위기나 시설은 대단히 깔끔하고 만족스러우며, 직원들이 친절해서 인상적이었습니다. 직원들만 놓고 따지면 고급 호텔이더군요. 참고로 비지니스 룸 이용이 공짜입니다.(카드키를 인식시켜야 열림.) 전용OS 처럼 꾸며놓은 컴퓨터라서 기능은 제한적이지만 웹 서핑이나 프린트 아웃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카드키를 넣어야 자기 방있는 층을 누를 수 있음.

기억이 맞다면 이게 처음이었을 겝니다, 엘리베이터에 카드 키 넣어야 하는 호텔을 썼던 게.... 문제는 저 기기가 잘 안 읽힐 때가 있다는 거. -3-

당시 몸살 감기 기운이 미친 듯이 치솟아서 힘겹게 방으로 향했습니다. 어쩌다 보니 남은 방이 큰 침대 하나 있는 방이어서 그거 예약했던 상황이었는데 말이죠.
출입문과 '거실'(!!!!).
한 80 cm쯤 되는 높이의 매트리스가 깔린 퀸(? 킹?) 사이즈 침대.

방문을 열고나서 순간적으로 내가 방을 잘못 찾은 줄 알았습니다. -_-; 저 공간 이외에도 저 정도되는 규모의 욕실과 통로엔 커피머신까지 구비된 아주 훌륭한 방이었단 말이죠. 나중엔 후배들 불러서 테이블에 노트북 펼쳐놓고 있었을 정도.(혼자 출장가서 이게 뭔 의미없는 호사람...ㅠㅜ)

아무튼 이때 사흘 정도를 앓았어요. 덕분에 기록(기억)이 별로 없습니다. 리셉션 뒤에 있던 작은 샵에 타이레놀을 위시한 상비약이 비치되어 있어서 한국에서 가져간 약성분과 대조해보고 제일 쎈 놈으로 사먹으며 버티고야 발표 아침날 컨디션을 맞춰냈습니다.
아메리카에서의 아침이니 아메리카 방식으로, 아메리카노 구뜨 모닝구!
조식 먹으러 가서 'I'm fuxked up...'를 뇌까리던 시기.
영양분 채우기 위한 조식. 매우 만족스러웠음.
호텔 밖으로 쫄랑쫄랑 나가면 이런 풍경이...
미국 영화를 보면 저런 곳 지나가다가 톰 크루즈 같은 사람에게 총 맞고 쓰레기통에 담긴 뒤 뚜껑이 텅~하고 닫히지.

이 호텔의 장점은 컨벤션 센터에서 미친 듯이 가깝다는 거. 인근에 유명한 쇼핑 거리가 있다는데 거기까지 걸어가기 좋다는 거. 낮에는 걸어서 공원 산책도 가능하다는 거. 이 정도이려나요.... 밤 되면 할 수 있는 게 전혀 없어요. (아, 인근에 라 어쩌구 하는 간판의 '신사의 클럽'이 있어요. 하하하.)
그러니까, 이런 거.

이걸로 호텔 얘기 끝.

...이면 조금 그러니까 호텔에서 먹었던 것의 단편을 올려봅니다. 호텔 리셉션 건너편에 펍 겸 레스토랑이 있는데, 적당히 이용하기 좋더군요.
첫날부터 두통과 오한에 고생하면서도 시킨 체리 브랜디? (아마도.)
진짜로 체리를 갈아넣은 듯한 맛이 나서 감동.
제대로 식사했다가는 토할 것 같아서 가볍게 시킨 새우 튀김과 나초.
다른 연구실 후배들 불러서 맥주와 식사 사주며 시켰던 립.
미국에서 먹었던 것 중에 맛있다는 말이 절로 나왔던 음식. 역시 미국은 고기의 나라!!
주문하니까 신용카드를 달라고 받아가던 모스코뮬.
저 잔을 훔쳐가서 디파짓용으로 신용카드를 홀딩한다고.(....)
정말 맛있었다. 시원하고 향이 그윽하게 풍기는 게 일품. 진짜루 맛있었다.

끝.


ps. 첫 날 밤부터 고생하게 된 이유가 좀 웃긴데, 덴버 국제 공항에 도착했더니 하필 한파가 몰아쳐서 눈이 와버린 상황인 겁니다. 게다가 동행했던 모 교수가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다고 주장해서 버스를 기다렸더니 극악의 미국 버스 스케쥴 탓에 한참을 오들오들 떨었던 게죠. 결국 호텔들을 일주하는 사설 밴 택시를 탔는데, 생김새가 후줄근한 흰색 스타렉스 형식 밴인 겁니다.(영화에서 트렁크 쪽으로 범인들이 타고 내리던 그거. 가끔은 시체나 돈가방이나 총을 꺼내는 그거.)

타고나서 문이 텅~ 하고 닫히더니 실내등도 꺼짐. 몇 분 뒤 건너편의, 유럽에서 온 배낭여행객 분위기의 젊은 코카시안 여성이 묻더군요. '호텔까지 얼마래요?' 순간 나도 당황. 그런 거 안 묻고 탔음;; 그렇게 불안에 떨고 있는데 갑자기 운전석이 열리더니 '이제 갑니다~'라며 후줄근한 밴은 공항을 빠져나가 하이 웨이를 달립니다.

창 밖을 보는데 인근 10 km가 전부 평원이야!!! 도무지 호텔이 밀집한 도심으로 가는 거 같지 않아!! 이대로 허허벌판으로 가더니 문이 열리고 '한 명씩 나오고 지갑을 꺼낸다.'라는 말을 들을 것 같아!! 여긴 미국이니까 영화에서처럼 소총을 들고 있진 않겠지? 내 카메라라면 글록을 후려치고 머리를 후려치고 후려치고 또 후려치고 밴을 강탈할 수도 있겠지만 난 운전면허가 없네. 아니, 그보다 내 카메라는 해체된 상태로 캐리어에 들어있고, 그 캐리어는 뒷쪽 트렁크에 있는데.... 아아, 내 미국 방문은 이렇게 끝나는 것인가....

라는 생각의 연속과 함께 잠들었던 겁니다. 이때 잠들지 않았으면 감기는 덜 걸리지 않았을까 싶긴 하지만, 무사히 호텔에 내렸을 땐 이미 '넌 이미 걸려있다' 상태였음. -ㅅ-

이때의 짜증이 끝내 잊혀지지 않아서, 나중에 덴버를 빠져나갈 땐 포스 에스컬레이드급 택시를 80달러 주고 탔더랬지요. 아 후련해라. *^^*
ps2. 늘 그렇듯 뉴스를 틀어두려고 TV를 켜니 덴버 볼더에서 경찰이 총맞은 얘기가 나오고 있었음. 역시 미국이구나!! 싶었던 첫 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