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성기는 지났다. 그러나 바로 지금이 나의 황금기다.

통계 위젯 (화이트)

19
65
148016


[xbone] Halo: The Master Chief Collection

엑스박스 원이 출시되면서 고전 게임의 리마스터링 게임의 일환으로 나온 게 바로 헤일로 시리즈의 총집합인 헤일로 마스터 치프 컬렉션입니다. 헤일로 1은 이미 엑스박스 360용으로 리마스터링이 이루어진 적이 있었기 때문에 헤일로 시리즈가 엑스박스 원으로도 나오리라 예상하는 건 어렵지 않은 일이었지요. 다만 마스터 치프 컬렉션으로 1~4편이 다 묶여 나오리라는 것과, 2편 또한 리마스터링되어 수록된 점은 예상 외의 일이었습니다.

엑스박스에 신화적인 존재인 헤일로 입니다만 제게 있어서 헤일로는 본의 아니게 싼 맛에 해보고 마는 게임이었지요. 딱히 헤일로 시리즈를 다 해볼 생각이 없었습니다만, 이번에도 인터넷의 모처에서 리딤 코드를 무진장 싼 가격에 할인하는 바람에 사서 해봤습니다. -_-;;

게임 4개가 (실제론 5개) 모여있는 게임이고, 뭉쳐서 무어라 하기에 제작시기와 배경이 너무나 차이나는 게임들의 모음이라, 여느 때와 달리 개별로 언급해봅니다.

- Halo: Combat Evolved Anniversary
헤일로는 2001년(!) 번지가 개발하여 MS 엑스박스로 출시한 게임으로, 현 콘솔 FPS의 선조격이나 다름없는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게임입니다. 당시까지만 해도 FPS는 콘솔로 하기에 장벽이 너무 높은 것으로 인식되어 있었는데(당시의 FPS들은 하이퍼FPS를 넘어가 리얼리스틱FPS를 섭렵하지만 조작 체계는 마우스/키보드의 제약 이외에 각종 단축키와 체력 관리 시스템이 기반으로 깔려있었지요.) 그 선입견을 깨면서 동시에 FPS의 패드 인터페이스를 완성도 높게 만들어버렸습니다. 2016년인 현재 이런 얘기를 하니까 기분이 묘하네요. ^^;

헤일로 1이라고 통칭하는 이 게임은 사실 '헤일로: 전쟁의 서막'이란 싱글 타이틀입니다.(아래에 따로 언급하겠지만, 그런 연유로 여느 헤일로 게임과 다른 부분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 게임은 2011년에 10주년을 맞이하여 애니버서리 타이틀로 리마스터링되어서 엑스박스 360용으로 출시되었지요. 엑스박스 원 버젼도 이 녀석입니다. 스토리는 굉장히 간단해서, 우주선에 외계인이 공격해와서 마스터 치프(플레이어)가 이 외계인들과 싸우지만 중과부적으로 우주선은 인근의 인공 구조물에 불시착하게 되고, 그 구조물의 외계인과 싸우다 보니 또다른 외계 문명을 접하면서 이게 헤일로라는 시설인데 전략 무기인줄 알았더니 자폭무기라서 깔끔하게 외계인들과 함께 시설을 날려버리는 걸로 안녕을 고하는 겁니다. 단순한 스토리 라인에 들어간 연출과 내러티브, 미션 구성은 지금 봐도 좋습니다. 지금 시점에서 헤일로 1의 장단점은 플레이시 쉽게 꼽을 수 있습니다.

* Cons.
- 적절한 맵 구성의 실패.
헤일로는 출시되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던 게임입니다.(개발사가 애플로 팔려가느냐 MS로 팔려가느냐라는 상황이었기도 했고...) 개발사가 추구했던 방향은 현재의 모습과는 달랐던 것인지, 몇몇 이상한 것들이 있는데, 플레이어가 느끼기에 최악인 부분은 '길찾기'입니다. 당시엔 어드벤쳐/퍼즐식으로 맵을 돌아다니게끔 만드는 게 기본이긴 했습니다만 이 게임은 좀 이상해요. 개발사도 이걸 알았는지 의도적인 숏컷도 상당합니다. 문제는 후반에 '앞선 미션에서 왔던 길을 이제부터 되돌아가는 미션'을 따로 만들어놨다는 거죠. 이쯤 되면 의도적인 플레이 타임 늘이기의 꼼수로밖에 안 보입니다. 여담으로 마지막 미션에서 엔진 파괴하는 건 영 괴상합니다. -_-;

* Pros.
- 개그
정말 의외인 부분인데, 이 게임은 개그가 상당합니다. 애초에 미션 시작할 때 로딩 화면에 나오는 멘트가 죄다 마스터 치프의 '마음의 소리'입니다. 중간중간 코타나와 치프의 말장난/몸개그를 보면 현대의 헤일로와 좀 괴리감이 있어요. 이 개그의 정점을 찍는 건 엔딩인데요, (스포일러 얼럿!!) 엔딩조차 사실 말장난입니다. 헤일로를 박살내고 코타나가 '헤일로...는 이제 끝났군요'(=이 게임은 이걸로 끝)라고 하자 마스터 치프가 바로 '아니, 내 생각엔 이제 막 시작한 것 같아'(=다음 편 갑시다!!)라고 답하곤 광활한 우주를 비추며 끝납니다. 후속작 암시고 나발이고 없어요. 그래서 헤일로 2가 나오면서 '사실 헤일로는 그때 그게 전부가 아님'이라든지 하는 식으로 설정이 덕지덕지 붙게 되고 지랄같은 '다음 편에 계속....'이 붙어서 헤일로 1의 엔딩은 더 돋보입니다. -_-;;

- 괜찮은 조작과 싱글 플레이
FPS의 패드 조작은 알게 모르게 많은 변형이 가해져서 완성된 게 현재의 조작 체계입니다. 그 선조에 해당하는 이 게임의 조작 체계에 우려가 들었는데 딱 하나를 제외하고 조작은 괜찮았습니다. 그 딱 하나가 바로 '달리기 없음'입니다. 21세기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FPS에 달리기 버튼이 없던지 달리기가 기본이었어요;; 헤일로의 체감 이동속도는 현재의 걷기와 달리기 중간 속도입니다. 싱글의 레벨 구성은 지긋지긋한 길찾기 이외엔 놀라울 정도로 잘 만들어져 있습니다.
그래, 퀘이크3 시절의 그래픽은 대체로 이러했었지...

- 상당히 괜찮은 리마스터링.
기본 설정이 애니버서리 모드로 되어 있는데, 플레이 도중에 버튼 하나만 누르면 2001년 그래픽으로 돌아갈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깨닫게 되지요, 옛날 그래픽도 나쁜 건 아니지만 리마스터링에 공을 많이 들였다는 걸... 일부는 너무 과하게 손을 댄 게 아닌가 싶지만 내가 헤일로의 세세한 걸 다 기억하고 참견하는 헤일로 팬도 아니니 아무래도 상관없긴 합니다.
미션 시작! 애니버서리 모드.
버튼 한 번 눌러서 전환한 2001년 그래픽.



- Halo 2 Anniversary
헤일로 2는 2004년에 출시되었고, 엑스박스 원용 헤일로 마스터치프 컬렉션은 2014년에 출시되었지요. 그래서 마스터치프 컬렉션의 헤일로 2는 헤일로 1처럼 리마스터링한 애니버서리 에디션으로 수록되었습니다. 2편은 1편에서 시스템적으로 변한 게 몇 가지가 있는데, 자동 충전 실드 시스템이 확대되고 체력은 실드 끄트머리에 붙어 있다가 실드 꺼진 후 몇 대 맞으면 죽거나 실드 회복처럼 회복되는 자동 회복 시스템이 탑재되었고, 수류탄이 인간/외계인 4개씩으로 줄었으며, SMG가 생겼고, 양손에 무기를 드는 게 됩니다. 무엇보다, 적이었던 아비터로 플레이를 할 수 있는 점은 헤일로 2만의 독특한 부분입니다.

2편은 1편에 이어, 지구로 귀환한 마스터 치프가 1편의 공로로 훈장을 받는 와중에 눈치없는 외계인들이 뜬금없이 나타나는 바람에 그거 처부수다가 화력에 밀려 지구 지상전을 시가전으로 치르게 되고, 후퇴하는 외계인 함정에 무임승차해서 본성을 조지러 갑니다. 그 와중에 1편에서 악역으로 나오던 악역 엘리트인 아비터는 백의종군하여 내부의 반란군을 때려잡다가 자기 윗선이 오랜 시간 남들 다 속이고 개돼지처럼 부려왔음을 깨닫게 되어 '이러려고 아비터가 되었나 괴롭고 자괴감이 들어' 어쩌나 싶었는데 비선실세였던 사제들이 뒤통수를 갈기는 바람에 손쓸 수도 없는 상황에 빠지나 마스터 치프가 외계 세력을 데리고 와서 본성을 쓸어버리는 바람에 '적의 적은 나의 훌륭한 친구지요'가 되어 시밤쾅~ 하려는데 이 전쟁을 끝내려고 합니다라면서 끝나요.그리고 전쟁은 안 끝나요.

개인적으로 헤일로 2를 마스터치프 컬렉션에선 제일 재미있게 했습니다. 이걸 해보니까 왜 헤일로 3가 나올 때 사람들이 엄청나게 기대했고, 판매량도 높게 나왔는지 이해가 되더군요.

* Cons.
- 굳이 꼽자면 'To be continued...'
정말 난감한 부분인데, 게임이 대놓고 '다음 편에 계속'을 외칩니다. 텐션이 급속도로 올라간 후반에 절정을 딱 찍은 다음에 결말은 다음으로 미루어버리는 짓을 해버린 대단히 마음에 안 듭니다. 이런 류의 지랄이 치명적인 결과 돌아오는 건 뒤에 이어지는 게 '몇 년 전의 앞 얘기는 그냥 그 때 그런 거고, 지금은 이거에 집중해줘'로 나오는 경우인데, 실제로도 헤일로 2의 대형 보스인 양 턱하니 등장한 그레이브마인드는 배경 크리쳐로 전락하더니 다음 편에선 그냥 병신이 되어버렸고, 현대의 헤일로와는 아무래도 상관없는 존재가 되어버렸습니다.(웃음)

* Pros.
- 엄청남. 존내 엄청남. 엄청난 싱글 플레이.
와..... 이거, 12년 전에 나온 게임이라고요. 근데 현대의 게임들보다 더 끝내줍니다. 넓고 잘 짜인 맵, 양손/한손/이종 무기 조합, 몰입도가 높아지며 치프/아비터의 플레이로 이질적인 두 배경을 한 데로 몰아쳐서 결말로 향하는 싱글 플레이는 엄지손가락을 들어주기에 아까움이 없습니다. 맵의 절대적인 크기는 당대 게임들에 비해 작은 편이지만 구성을 잘 해놓았고, 필드의 배경 설정을 설득력있게 해놓아서 체감적인 맵 크기는 오히려 3편보다 낫습니다. 마지막 미션을 곰곰히 보면 별로 넓지 않은 복도식 일자 진행일 뿐임에도 플레이 방식이 차량 지원 이동->실내 전투->공중 전투->다층 실내 전투->보스전의 구성이라 규모가 겁나 크게 느껴지죠.
즐겁게 아비터로 쓱싹쓱싹!!

- 훌륭한 리마스터링.
헤일로1의 리마스터링은 대단합니다만 과하게 보정이 들어간 부분도 있고, 태생적인 한계로 인해 (광활하지만 횡한 배경이 대표적. 실내 구조물인데 어둡고 넓은 이유는 가시거리를 어둠으로 제한하여 리소스 아끼려는 꼼수) 제한요소들이 많은 걸 쥐어짠 편이나, 헤일로2의 리마스터링은 훌륭하단 표현이 딱 맞을 정도로 잘 되어 있습니다. 1편에서 리마스터링을 맛 보고 2편에서 진국을 느껴본 다음에 옛 그래픽 그대로인 3편을 해보면 많은 게 퇴보된 느낌이라 '이게 2편의 다음이라고?' 싶어요;;;
2004년 버젼의 그래픽.
리마스터링의 힘!!



- Halo 3
헤일로 프렌차이즈에서 정점을 찍은 게임은 헤일로3지요. 2편 마지막에 장담한 것처럼 전쟁을 끝내겠다며 나온 게임으로, 제3의 외계 골치거리 플러드는 헤일로 3를 끝으로 퇴장합니다. 허나 이대로 시리즈를 끝낼 수는 없어서 선조의 선조를 등장시키며 전쟁은 계속(헤일로4-6) 되지요. -_-;

헤일로 3는 2편에 이어지긴 합니다만, 전쟁을 끝내려 한다는 마스터 치프는 자기부터 끝장 나려는 건지 지구 표면에 맨몸으로 낙하해선 외계인들에게 참교육을 실현한 다음에 남은 지구 잔당들의 기지로 가서 보급을 한 후 거기서도 참교육을 하고서 일 좀 해보려는데 이번에도 어김없이 외계 생물 플러드가 난입해왔고, 기어이 지구에 묻혀있던 헤일로 왼격 조종기로 통하는 포탈을 통해 아크로 가서 먼저 와있던 사제들을 때려잡고 미완성 헤일로도 작동시켜서 플러드도 때려잡고 코타나와 애뜻한 크라이오 튜브행으로 끝납니다. 1편이 크라이오 튜브에서 깨어나는 것으로 시작했다면, 3편은 크라이오 튜브에 잠드는 것으로 마무리 지은 셈이지요.

3편은 360 시절에도 해봤던 것인데 당시엔 안 좋은 평을 했었죠. 1편부터 해본 결과, 그 때의 평이 크게 잘못되진 않았다는 것만 새삼 확인했습니다. -_-;; 이 녀석은 2007년에 출시된 게임으로, 마스터 치프 컬렉션에선 해상도 업의 효과 정도밖에 보정을 못 받았습니다. 내년이 2017년, 즉 이 게임이 나온 지 10년이 되는 해라 리마스터링되어 헤일로3애니버서리가 나오리란 예상이 팽배한데 과연 어떤 식으로 나올지는 궁금합니다.

* Cons.
- 레벨 디자인. Fuxking Co-Op.
헤일로3에선 메인 캠페인에 4인 코옵을 지원합니다. 제가 그토록 증오하는 4인 코옵이요. 그 덕분에 4인 코옵의 단점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형태가 되었습니다. 맵은 넓어졌지만 전투 필드가 넓어진 것이고 거기에 적의 밀도를 높이려다 보니 적들이 왕창 쏟아져나오는 구간의 연속이 되었고, 체감 필드 사이즈는 급격하게 줄어드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솔직히 3편의 맵 가운데 기억나는 맵이라곤.....첫 미션 뿐인 듯;; 네 명이 좀 이동해야 전투 텀이 생기니까 쓸모없이 이동거리가 길어진 곳들이 생긴 것도 안 좋은 특이점입니다.
적들 해치우는 시간이 길고 이동거리도 길게 잡은 탓에 미션 셀렉트에는 중간 세이브 기점이 생겼다.

- 다 떨어진 적들 구성.
다채로웠던 종족 구성이 2편에서의 스토리 진행으로 인해 3편에선 야만적인 브루트가 전면에 나서는 결과가 되었습니다. 맷집만 좋고 무식한 브루트요. 거기에 플러드 뿡뿡.

- 퇴보한 전투 시스템.
2편에서의 양손 무기(양손으로 드는 거 말고 양손에 드는 거)가 제한적으로 바뀌었어요. 수류탄 종이 늘었지만 최대 수량은 더 줄었고, 수류탄 종은 미션마다 다르게 나와요. 특수 무기가 나오지만 쓸모는 멀티 플레이에서 뿐이지, 싱글에선 적들이 나를 짜증나게 만드는 수단. 하아... 전편에 비해 나아진 것이라곤 거치 무기를 뜯어내서 갈길 수 있다는 것 뿐인 듯.
차량 이동 감각이 조금 나아졌던가...?

- 1편에 버금가는.... 1편만도 못한 보스전.
1편 마지막에 길티 스파크와의 대립을 기억한다면 3편에서 그 대립의 결말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게 영...... 거참 시원하게 갈기는 대망의 클라이막스를 장식하질 못해요. 2편의 보스전을 생각한다면 이것마저 퇴보했다는 기분에 찝찌름해집니다. 전투 감각보단 플롯의 감성을 우선시한 듯한데, 이건 주객이 전도된 거예요.

* Pros.
- 에너지 소드....!
2편에서 대박이었던 에너지 소드가 3편에선 더 효율적으로 돌아왔습니다. 플러드 썰 때의 에너지 소모율이 적어서 아주 쓱싹쓱싹 신나게 베고 다닐 수 있더군요. 플러드 미션에선 에너지 소드 하나, 샷건 하나. 이렇게 구성해서 들고 다니면 끝까지 갑니다.
칼빵은 나의 것.



- Halo 4
헤일로 3부작으로 전쟁은 끝나는 줄 알았는데.... 번지의 3부작이 끝나고, 헤일로 프렌차이즈는 MS에 매각되어, MS의 손에서 새롭게 시리즈가 나오게 됩니다. 343 인더스트리즈 스튜디오가 개발한 새로운 헤일로는 헤일로 3로부터 5년이 지난 2012년에 출시되었습니다. 헤일로 3와 4 는 같은 콘솔(엑스박스360)에 출시된 것이지만 5년 사이에 개발사들이 저사양 기기를 다루는 법에 얼마나 능숙해진 것인지 체감이 확 될 정도로 달라진 모양새를 보여줍니다.

스토리는 3편 끝에 일있으면 깨우라고 했으니까 일생기는 바람에 깨워서 새로운 외계 문명과 조우하게 되고, 코타나는 마스터 치프와 다시 만나게 되어 좋아 미쳐버릴 것 같더니 미친 년이 된다는 훌륭한 스토리입니다.

* Cons.
- 최악의 총기 소리.
격발음이......하아...... 하하하하....하아....

- 레벨 구성의 큰 변화
일단 팔렛 구성이 청색 계통과 그 보색으로 바뀌어 배경 색체가 크게 달르게 느껴집니다. 레벨 구성 또한 짧은 전투들의 연속으로 짜놓았고, 레벨 디자인도 현재의 헤일로 5와 크게 다를 바가 없어요. 좋게 말해 현대적인 디자인으로 바뀐 것이고, 나쁘게 말해 과거 헤일로 디자인의 전반을 버리고 만 것입니다.
그래픽은 좋았다.

- 늙어서 미친 년 코타나
...과연 이게 최선이었냐....란 질문이 나올 수밖에 없는 부분입니다. 비극을 강조하려고 한 모양인데 4편에서의 마스터 치프는 지나치게 편집증적이며 외곬수가 되어버립니다. 이런 류의 게임들은 의례 '어쩔 수 없이' 주인공에게 맡기게 되고, 주인공은 옳은 답이라고 생각되는 걸 밀어붙이게 됩니다만, 헤일로4는 무턱대로 지가 옳다고 생각되는 걸 밀어붙이다가 뒷수습하기에 바쁘게 됩니다. 후반에 함장이 되는 라스키 빼고는 누가누가 더 병신같나 병신력 테스트를 아군/적군 모두 하고 있는 걸 보면 좀 웃겨요. 어째 배경 설정과 연출 사이에 괴리가 생기고, 점점 설정놀음으로 가고 있는 걸 보니 스타워즈의 전철을 밟고 있다는 기분이네요.
4편에서 늙긴 했지만 그래도 예쁘다.

- 스파르탄 옵스
콜오브듀티의 스펙 옵스처럼, 코옵용 미션 모드가 새로 도입되었습니다. 근데 너무 성의가 없어요. 그냥 플레이어들을 작은 맵에 던져놓고 적들이 왕창 몰려오는 걸 쓸어버리면 땡이에요. 사생결단(호드) 모드 대신에 도입한 것 같은데, 정말 재미가 없습니다. 혼자 할 수도 있지만, 적어도 셋은 모여야 그럭저럭 할 만한 규모에요. 개발사에선 이게 호응이 좋으면 다음에도 탑재하려고 했는지 '시즌1'이라고 박아놓았습니다만 시즌2가 헤일로5에 탑재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지요. -_-;; 스토리 면에서는 헤일로 4와 5 사이의 일도 조금 땜빵을 합니다만, 다 끝난 헤일로 3를 4에서 지나치게 확장시키면서 무리수가 된 점들이 많습니다.

* Pros.
- 플레이 스타일의 변화
헤일로 4는 헤일로 3와 다르게 좀더 현대적인 FPS 스타일로 바뀌었습니다. 달리기 기능이 생겼고, 은밀 근접 타격시 암살 기술이 생겨났으며, 특수 기능 팩을 탑재하여 특수 기술을 단시간 활성화시킬 수 있지요(헤일로 리치에 도입된 기능들). 헤일로1에서 헤일로2로 넘어갈 때의 버라이어티한 감각처럼, 헤일로 3에서 4로 넘어갈 때도 플레이어의 손맛이 변합니다.
실드고 나발이고 일단 죽고 보는 거다.

코타나 엉덩이 보면서 빈둥빈둥.

- Halo 3: ODST

계약상 할당량 때문에 제작되었던 번지의 헤일로, 마스터 치프없는 헤일로 타이틀이었던 ODST도 마스터 치프 컬렉션에 항목이 있습니다. 이게 좀 골때리는 부분인데, 2014년 말에 출시된 마스터 치프 컬렉션이 실은 엄청난 버그 덩어리였던 겁니다. 특히 멀티플레이는 마비가 되어버리는 탓에 유저의 원성이 자자해지자 2015년 ODST를 출시하면서 플레이 기록이 있는 유저들에게 무료로 풀겠다고 선심을 쓰게 되지요. 따로 구매할 때는 5000원. 컬렉션을 싸게 산 바, 5천원 지출해서 플레이해봤습니다.

ODST는 헤일로3 기반으로 제작된 외전이지만 마스터 치프가 아닌 인간의 시점으로 압도적인 물량으로 몰려오는 코버넌트로부터 살아남아 흩어졌던 팀원들과 조우하여 탈출하는 시나리오입니다. 혹자는 가장 헤일로답지 않은 헤일로라고 하는데, 저는 이 게임이 매우 재밌었어요. 그래서 고민없이 깔끔하게 5천원 지불하기도 했고요. 몇 년이 지난 지금도 과연 그때처럼 재밌으려나 했는데, 재밌더군요. -3-

* Cons.
- 무지막지한 ODST
스파르탄과 ODST가 다른 점은 스킨밖에 없다고 할 정도로 기존 헤일로와 다를 게 없습니다. -_-;; 이건 설정상으로 문제요소이기도 합니다. 레벨 디자인을 색다르게 하느라 플레이어 쪽은 전혀 신경 안 쓴 느낌.(만들기 귀찮았나 보다...) 스파르탄 보다 조금 약하다는 걸 설득력있게 하려고 실드 양을 좀 줄이고, 체력 요소를 도입해서 헬스 팩을 먹게끔 만들었지만 이건 헤일로1과 동일한 부분이라 크게 와닿지 않습니다.(오히려 헬스 떨어졌다고 삑삑거려서 시끄럽기만한 요소.)

* Pros.
- 분위기와 플레이 감각
ODST는 여느 헤일로 대단히 특이한 색채를 띠고 있습니다. 홀로 도심을 돌아다닐 때의 황량한 분위기와 팔렛의 색채는 대단히 이색적입니다.(특히 전술 비젼을 활성화시켜서 사물들의 엣지를 도드라지게 만드는 기능까지 켜면 미래형 나이트 비젼으로 외계인에게 점령당한 도심을 돌아다니는 느낌이에요.) 여기에 기본적인 무기가 헤일로 사상 최초이자 유일한 소음기 달린 권총/기관단총이기 때문에 총기류의 특성도 생소합니다.
몰입도가 훌륭하다.

- 지루해지지 않게 교차 배치된 레벨 구성
미션은 주인공이 팀원들의 과거 행적들을 되짚어가면서 야밤의 도시를 홀로 누비고, 행적의 대형 이벤트 기점에서 당시 팀원의 시점이 되어 미션을 해낸 뒤 다시 주인공 시점으로 이동하게 되는 순차적인 구성입니다. 주로 주인공이 돌아다니는 현재 시점은 야밤이고, 과거 팀원들이 전장을 누비는 건 대낮이라 같은 장소를 다른 분위기로 번갈아 접근하는 방식으로 흥미를 일으키죠. 여기에 난이도가 역대 헤일로 가운데 가장 낮아서 적당히 도전하기 좋습니다.(내가 최고 난이도인 '전설'을 클리어한 유일한 헤일로 게임.)
대낮엔 화끈하게 화력전으로 붙어보는 거다!



총평: 헤일로2 >= 헤일로3:ODST > 헤일로4 > 헤일로1 > 헤일로3.

Halo: The Master Chief Collection
구매일: 2016.07.20
가격: $ 7.99 + \ 5,000, Games on Dem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