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성기는 지났다. 그러나 바로 지금이 나의 황금기다.

통계 위젯 (화이트)

19
65
148016


[xbone] Batman – The Telltale Series

크리스토퍼 놀란이 배트맨의 감독을 떠난 이래 DC 코믹스의 영화들이 영 상태가 좋지 않던 와중에, 2016년 텔테일 게임즈에서 배트맨 게임을 출시했습니다. 워킹 데드로 엄청난 흥행을 한 텔테일 게임즈는 이후 고만고만한 게임들을 출시하였기 때문에, 그리고 원작이 있던 왕좌의 게임에서 단점을 극대화하여 보여줬기 때문에 기대보다는 우려가 클 수밖에 없었지요.

텔테일 게임즈의 게임들은 퀄리티에 관련되어 제작진의 성향이 재미에 고스란히 반영되는 이면이 있습니다. 무슨 소리인가 하면, '원작에 손을 댈 수 없는' 게임과 '멋대로 세계관을 구축할 수 있는' 게임간의 간극이 대단히 크다는 겁니다. 그런 연유에서 이 배트맨 게임은 호불호가 나뉠 수 있습니다.

이야기에 앞서, 저는 이 게임을 재밌게 했습니다. 여느 텔테일 게임답게 5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고, 챕터당 2시간 정도 걸려서 10시간이면 엔딩을 볼 수 있습니다. 이 게임은 종종 할인을 하고, 2편과 묶은 번들도 할인을 하는데, 할인된 가격을 잘 보고 구매하시길. 합본을 사는 것보다 따로 사는 게 더 쌉니다.(제가 당해서 하는 말입니다. -_-)
이번 게임은 '섹시한 캣우먼과 틈만 나면 덮치려는 뱃맨'으로 요약된다.

* CONs.
- 죽은 부모 또 부르기.
이 게임이 텔테일 게임즈에서 처음 만든 배트맨 게임이란 걸 감안해도, 스파이더맨의 벤 삼촌처럼 배트맨의 아빠와 엄마(마싸!)는 또 총맞아 죽는 게 나오고, 그게 중심 사건에 들어가버립니다. 그런데 여기에 호불호가 갈릴 설정을 넣어버리는데....
느금마....싸!

- 호불호갈릴, 갈아버린 설정들.
이 게임의 최대 호불호 포인트는 설정일 겝니다. 알고 보니 부르스 웨인의 아빠가 개새퀴라던가, 코블팟(펭귄)이 부랄친구로 설정되어 나온다거나, 하비(투페이스)가 친우 마초맨이라던가 하는 식으로 설정을 꽤 비꼬거나 다른 캐릭터의 것을 덧씌우거나 해서 캐릭터 구축을 다시 했습니다.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캐릭터가 사망으로 퇴장하기도 합니다. '웨인 엔터프라이즈의 비밀' 같은 부분에서 스토리가 얄팍해진 단점도 있습니다.
가장 예쁜 모델링이라 얼굴보고 믿었건만....명불허전 셀리나 누님에게 충성충성.

- 여전히 '중요한 결정'의 기분이 뭔지 모르겠는 텔테일 게임즈의 게임.
하아... 이 회사 게임들의 게임들에서 'xx는 이것을 기억할 것입니다'라는 메시지가 나오면 그건 두 번 다시 언급 안 될 안 중요한 선택이었음을 나중에 확인하게 되는 엉성함이 이 게임에도 반복됩니다. 중간중간 스토리 분기의 중요한 선택지는 좀 티가 나게 나오는데, 반전이란 게 없어요. 결국 큰 줄기에서 하나의 스토리에 수렴된 채 동시간 다른 얘기를 보는 선택하는 정도입니다.
틈만 나면 키스하려는 배트맨. 나머지 21.5%는 뭐지...흠.

- 꼬여버려있는 개연성.
제가 플레이하면서 의문을 갖게 된 부분이 몇 개 있는데,
1. 배트맨의 슈트는 비방탄, 망토는 방탄인가; 분명 챕터1에서 몬태나의 총에 배트맨 슈트는 구멍이 났지만 후반에 아이를 구할 때 배트맨은 아이를 몸으로 감싸며 총탄을 다 받아내더니만 마지막 챕터에서 모 캐릭터는 배트맨이 총맞을까봐 고기 방패가 되는데... 일관성은 어디 갔나.
2. 웨인 저택의 불은 누가 끈 걸까; 분명 선택에 따라 투페이스의 손에 웨인 저택이 불타는 결론이 나고 에피소드가 끝나는데, 다음 챕터에서 투페이스가 거기에서 공성전을 펼치고 있다. 불지르고 타는 거 보다가 '시바, 꺼, 꺼! 우리가 저기 있어야 해!' 이런 건가?
3. 납치당한 히로인 포지션의 알프레드는, 언제 납치된 건가; 알프레드는 분명 위험 상황이 펼쳐지면 게임 내내 배트 케이브에서 통신을 걸어와 자기는 피했음을 강력하게 어필하더니 후반에 뜬금없이 납치당한 걸로 나온다. 저택에 불나기 전에 이미 털렸던 것인가?
이런 사소한 부분은 연출 미스거나 분기에 의해 갈라진 시나리오 처리가 매끄럽지 않은 부분들입니다. 아마 제가 선택한 분기 이외의 분기를 가도 비슷한 구멍들이 나올 겝니다.

- 프레임 드랍.
정말 어처구니가 없는 부분인데, 이 게임은 프레임 드랍이나 모션이 끊기거나 하는 식의 움직임이 부자연스러운 게 자주 발생합니다. 아니, PC게임이라면 사양타는 걸 원망할 수나 있지, 콘솔에서, 엑스박스 엑스라는 머신에서 이런 게 벌어지는 건 그냥 잘 못 만든 거예요.

* PROs.
- 상당히 진보된 QTE.
어쩌면 잦은 QTE라고 불평할 수도 있겠지만, 게임 내내 발생하는 액션 시퀀스의 QTE 짜임새가 상당히 좋습니다. 물론 일부 QTE는 실제로 입력이 작동되고 있는지 의심스럽기도 하고, 어쩔 땐 즉사하기도 하지만, 입력 타이밍이 널널하고 시간 내에 올바른 키가 입력만 되어 있으면 되기 때문에 키를 잘못 누르는 것에 대한 우려도 없고, 일 대 다수 싸움에서 스피디하게 키누르는 재미와 함께 트리거 작동도 탑재되어서 저는 재밌게 QTE를 플레이했습니다. 맙소사, 내가 QTE를 좋게 평가하다니.
그리플이나 배트랭을 이용할 때 타겟팅 후 트리거링 QTE는 신선하고 괜찮았다.
셀리나와의 태그 플레이 같은 눈요기도 충분!

- 탐정 플레이!
아캄 시리즈처럼, 텔테일 게임에도 탐정 모드가 탑재되었습니다! 일부 이벤트를 재구성하는 용도로 두 개를 잘 묶으면 어떤 상황에 어떻게 되어 어떤 결말이 났는지 보여주죠. 그리고 이 시스템은 습격 시퀀스에도 적용되어, 저기 있는 적을 어떻게 해치울지 엮어서 습격 QTE를 짤 수 있게 해놓았어요. 퍼즐이 어렵지 않고, 별거 아니긴 하지만 액션QTE 시퀀스를 플레이어가 짤 수 있는 건 신선했습니다.
그러니까 저 새퀴는 천장에서 내리찍을 수도 있지만 책상에 찍어버리는 걸로 공격을 짜겠다.

총평: So far so good.

So goo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