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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기는 지났다. 그러나 바로 지금이 나의 황금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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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bone] Forza Horizon 4

저는 포르자 시리즈와 포르자 호라이즌 시리즈를 대단히 좋아합니다. 나이를 먹고 나니 빡빡하게 굴려야 하는 포르자보다는 자유로움이 넘치는 호라이즌에 더 손이 가긴 해서 포르자 호라이즌 시리즈는 나오는 족족 구매했습니다.

제게 있어서 포르자 호라이즌 시리즈의 넘버링은 선입견이 낍니다. 짝수번은 새로움을 시도하는 대신 완성도를 잃고, 홀수번은 전작을 수습하면서 완성도를 최고로 끌어올린다는 것이지요. 근데 기존의 짝수번이라고 해봐야 2편 하나 딸랑있던 터라 이 선입견은 굉장히 근거가 미비하고 얄팍한 것이었지요.

2018년 10월에 출시된 포르자 호라이즌 4는, 매우 유감스럽게도 제가 호라이즌 시리즈 짝수번 게임에 갖고 있는 선입견에서 벗어나지 못한 게임입니다. 3편에서 4편으로 크게 달라진 게 두 가지 있는데, 계절 변화온라인 멀티플레이 강화입니다. 분명, 이 게임은 현존하는 레이싱 가운데 최상위권에 위치할 퀄리티입니다만 저는 이 게임을 쉽게 추천할 수가 없습니다. '포르자 호라이즌'에 기대하는 게 무엇이었는가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듯하네요.

일단 이 게임은 두 개의 확장팩을 예고해놓고 확장팩 패스를 따로 팔고 있습니다.(자동차 패스와 다름.) 그리고 게임 본편은 엑스박스 게임패스를 통해 구독 기간 동안 무료로 플레이 가능하며, 윈도10 스토어를 통해 계정 공유되어 PC로도 플레이를 할 수가 있습니다. 어쩌다보니 게임 패스 구독 기간에 출시가 맞물려서 역대 포르자 호라이즌 가운데 최초로 게임 구매를 안 하고도 플레이를 해보게 되었습니다. -_-; 스턴트 관련 이벤트 별3개 받는 도전과제 한 개를 제외하고 모두 다 취득했으며 플레이 타임은 96시간으로 기록되었습니다. ...그러나 실제 플레이 시간은 40시간 남짓입니다. 멀티 플레이 큐 돌리거나 차량 복구 시간 기다리는 데 실제 플레이 타임 기록의 과반수를 썼어요.
어디 한 번 달려볼까!! 라는 마음에 불을 지르는 오프닝 시퀀스.

* CONs.
- 호라이즌 페스티벌의 훌륭한 내러티브는 어디로 갔는가?
정말 당혹스럽게도, 페스티벌 진행에 대한 내러티브가 실종되었습니다. 호라이즌2에서 크게 실망했던 부분인데, 호라이즌4에선 페스티벌 본부 하나에서 시작하여 4계절을 다 거치는 4시간 내외의 튜토리얼(....)을 끝내면 호라이즌 쇼케이스 5개가 다 열리고 그것으로 끝입니다. 나머지는 각 레이싱 카테고리의 진행상황에 맞춰서 카테고리 레벨이 올라가고 거기에 연동되어 새 루트가 열립니다. 가장 크나큰 실망점이라면, 이 게임엔 엔딩이 없습니다. 적어도 만랩(Lv. 200) 찍고 Lv. 25 찍을 때까지 새로 생겨나는 이벤트도 없고, 시즌 챕피언십을 돌아봐도 룰렛 보상만 들어오는 것 빼곤 진행되는 게 없습니다. 싱글 플레이 진행을 중요시한다면, 이 부분은 큰 마이너스 요소입니다.
변경된 진행도. 보긴 편하지만 나중엔 이게 뭐하는 짓인가 싶다.
풍요속의 빈곤. 아이고 의미없다.

- 집, 집, 집. 빌어먹을, 집이라고!!!
페스티벌 부스가 하나로 줄어든 대신에 생겨난 게 집입니다. 이곳의 역할은 빠른 이동의 표식지이자 차량 교체 공간, 그리고 일부 집에만 있는특수 능력 개방입니다. 그러나 가장 큰 문제는 집 구매에 따른 어드밴티지가 시궁창이란 겁니다. 강력하게 조언하건대, 처음 보유금으로 당신이 해야할 일은 '어디로든 빠른 이동 가능'을 지원하는 2백만cr 집을 사는 것이며, 기술점수 이득을 위해 '기술 음악 재생'이 달린 집을 사고, 숨겨진 창고에서 차량 얻는 도전과제를 원한다면 해안가의 1천만cr 성을 사야 합니다. 다른 곳에 돈을 낭비하는 순간, 당신은 중반부 이후 자신의 뻘짓과 잔고 상황, 그리고 십창난 룰렛을 증오하게 될 것입니다.
힘들게 성공한 성매매. 이제 이 성은 제겁니다.

- ForzaThon
3편부터 제공되기 시작한 포르자쏜이 대단히 강화되었습니다. 기본적으로 시즌(주간) 과제가 주어지고 일일 과제도 주어지며, 클리어시에 포인트가 주어집니다. 또한 온라인에 접속된 상태라면 매시각 정각에 포르자쏜 라이브가 시작되어 플레이어들이 우르르 몰려가 라이브 이벤트를 즐기는 장관이 펼쳐집니다. 그러나 이 라이브 이벤트는 스턴트 미션을 그룹으로 플레이해보는 것에 불과하며, 이런 식으로 얻게 된 포인트로 할 수 있는 것 중에 가장 값어치 있는 게 룰렛 구매와 포르자 에디션 차량 구매입니다.
처음엔 신기하지만 나중엔 이게 뭐하는 짓인가 싶다. 했던 거 또 하고 또 하고 또 하고...

- 자, 이제 까보자, 룰렛.... 뻐킹 룰렛.
호라이즌2부터 강화되기 시작한 이 룰렛은 차량이나 소소한 금액을 보상하는 시스템으로, 레벨 업을 하거나 이벤트로 주어지는 것이었습니다. VIP패스를 구매하면 2배 보상이 되기도 하여 플레이를 스무딩시켜주는 순기능이 컸지요. 그런데 4편이 되면서 룰렛이 게임 전체를 쥐고 흔들어버리는 수준이 되었어요. 4편엔 드라이버 아바타를 꾸며줄 수 있게 되면서 아바타 악세사리와 행동이 추가되었고, 이를 룰렛에 박으려니 공간이 부족해지자 슈퍼 휠스핀 룰렛을 추가했습니다. 예, 호라이즌4에는 한 칸짜리 룰렛과 3칸짜리 슈퍼 룰렛이 있습니다. 룰렛을 돌려서 큰 금액이 들어오면 집 사는데 쓰고, 좋은 차량 들어오면 경매장에 내다 팔아서 환전해야 합니다. 게임을 하다 보면 드라이빙을 위해 룰렛을 돌리는 것인지 룰렛을 위해 드라이빙을 하는 것인지 모를 지경입니다.
경적까지 뽑아봅세, 돌아라 돌아~

- 포르자 에디션 차량.
전통적으로 포르자 시리즈엔 개발사에서 튜닝을 한 포르자 차량이라는 유니콘(유니크) 차량이 존재했지요. 호라이즌3에선 포르자 에디션 차량에 '특정 기술 점수 가중처리'같은 부가 기능이 추가되었습니다. 그리고 호라이즌4에 이르러서는.....포르자 에디션 이외의 차량은 시궁창에 처박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호라이즌4에선 기술 점수 테크 트리가 차량 별로 주어지는데, 포르자 에디션 차량은 열 수 있는 테크 트리가 16칸 가득인 반면 기본 차량들은 10개 남짓하거든요. 플레이 시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벌어들일 수 있는 기술 점수의 간득이 커집니다. 더욱이, 차량의 테크트리를 미리 볼 수 있는 기능이 없어서 일일이 차량을 선택해서 도로로 타고 나가서 기능 탭을 열어봐야 하기 때문에 룰렛을 통해 한 번 잘 얻은 포르자 에디션 차량은 게임 내내 큰 위력을 발합니다.
빌어먹을 테크 트리. 물론 존나 비싼 차량(>1백만cr)은 포르자 에디션이랑 별반 다를 바 없다.

- 망가진 AI. 그리고 애매해진 드라이바스타.
호라이즌4는 자동적으로 온라인 세션에 접속을 시도해서 플레이어들(max 64?)을 맵에 표시에 줍니다. 이 상태에선 플레이어/드라이바스타/일반 AI가 공존하며 플레이어끼리는 충돌이 금지되어 있어서 바로 투과되어 버립니다. 만약 주행 관련 필드 이벤트를 클리어하려면 온라인 세션에서 하는 게 큰 도움이 됩니다. 왜냐하면 중간에 시간 되돌리기를 했을 때 서버 시간에 연동된 AI들은 그대로 시간축을 따라 진행되지만 플레이어만 시간이 되돌려지기 때문에 충돌 처리 같은 장애를 벗어날 수 있으나, 싱글 플레이시엔 시간을 되돌려도 맞은 편에서 오는 AI의 시간도 되돌려진 상태라서 또 충돌합니다. 그리고 이 AI와 드라이바스타는 필드상에 뿌려진 온라인 플레이어들로 인해 위상이 많이 축소되었고, 전작대비 많이 멍청해졌습니다. 드라이바스타는 무조건 공격 성향이고, 일반 AI는 일반 주행을 하기만 합니다. 그리고 그 둘은 방해를 마주하면 몇 번 탈출 기동을 하다가 실패시 그냥 정지합니다. 제일 황당했던 경험은 꼴찌로 달리고 있다가 결승점 앞에 차량들이 줄줄이 서 있어서 뭔 일인가 하고 봤더니 5등부터 7등까지가 결승점 앞에서 추돌했고, 8등부터 11등까지가 일렬로 줄서서 기다리고 있어서 옆으로 들어가 5등을 한 경험입니다. 그냥 길거리에 출구가 있는 집에서 나와서 밥먹고 와보면 개판 오분 후인 걸 쉽게 목격할 수 있습니다.
보험사를 기다리며 오또케스트라를 하고 있는 것인지 움직이지 않는 모두들.

- 버그, 버그, 버그.
발매 직후부터 플레이를 해서 크게 체감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호라이즌 4는 버그가 좀 있습니다. 텍스쳐 문제로 차량이 맵을 뚫고 보인다거나 멀티 플레이에서 서버와의 통신이 이상해지는 경우가 잦았고, 탭 전환 중에 다운되거나 로딩 중에 다운되거나 하는 다운되는 증상도 잦았습니다. 이건 계속 패치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도 예전 게임들처럼 차량이 순간이동을 밥먹듯이 하는 일은 줄어든 것으로 보아 매치메이킹 기능은 좋아진 것으로 보입니다.
주행 시작도 안 했는데 맵뚫고 퓨쳐.
두 명 빼곤 다 귀신인가!

- 고만고만해보이는 맵들.
호라이즌4의 주행 루트에 대한 소감은 '고만고만하고 좌우 폭이 많이 좁아졌다는 느낌'입니다. 고저차를 이용한 루트도 적어서 채석장 크로스컨츄리를 제외하고 인상 깊게 남은 게 없어요. 레벨 디자인이 호라이즌3 대비 후퇴한 느낌입니다. 루트 레이아웃이 너무 간소화되거나 정형화된 걸 알아서인지 최근 업데이트에선 유저가 레이싱 루트를 에디팅할 수 있는 모드를 탑재했다고 합니다.
달리는 건 재밌었지만 단조로움에 지루해진다.

- 유저 호응을 얻기 힘든 멀티 플레이.
호라이즌4의 멀티 플레이는 크게 두 종류입니다. 하나는 따로 매치 메이킹을 돌려서 로드 레이스/크로스컨츄리/이벤트 게임 세 가지 가운데 하나를 무한으로 도는 것과 다른 하나는 맵 상의 이벤트 가운데 플레이어가 신청한 레이싱 제안을 접속된 온라인 세션 맵 상의 플레이어 가운데 허락한 사람들로 방을 꾸려 도는 겁니다. 전자는 큐를 돌려놓고 기다리면 어떻게든 플레이가 됩니다. 왜냐하면 전세계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방법이니까요. 문제는 후자예요. 누군가 멀티하자고 외치면 화면 구석에 몇 명이 제안했는지가 0에서부터 바뀌어 올라오는데 눈에 잘 띄지도 않거니와 LB를 눌러서 일일이 확인해봐야 하고, 이게 나랑 무슨 상관인가 싶어서(=멀티를 하고 싶으면 멀티 플레이를 따로 돌렸지) 호응도가 매우 낮습니다. 점점 커뮤니티 멀티플레이 지향이 되는 느낌입니다만 이게 얼마나 어필될지는 모르겠습니다. 제 플레이 타임 가운데 상당량은 온라인 관련 도전과제 때문에 멀티 큐를 돌린 상황이었는데, 출시된 지 한 달도 안 된 상황에서 매치 메이킹은 상관없었지만 온라인 세션 내에서의 멀티플레이는 거의 죽어있었습니다.

* PROs.
- 아바타 꾸미기...?
3편에서부터 강화된 아바타 기능은 4편에 이르러서는 꾸미기 기능의 추가로 이어졌습니다. 플레이어의 룰렛을 이용해 얻은복장을 바꾸고, 레이싱 시작 전이나 경험치 정산 때 나오는 모션을 룰렛을 이용해 얻은 댄싱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근데 말이죠, 이런 류 게임에서 아바타 꾸미는 기능이 들어간 건 좋긴 한데, 레이싱이란 마이너한 장르를 즐기는 게이머라면 아바타 꾸밀 시간에 차량을 꾸미지 않을까요?
물론 룰렛을 돌려나온 아이템이 너무 많아서 후반이 되면 호기심에 바꿔보긴 하는 아바타 꾸밈.

- 계절 변화!!!
드디어 계절 변화가 호라이즌4에 들어왔습니다! 4계절이 반영되어 도로 상태가 바뀝니다! 여름이면 물웅덩이가 깊어지고, 겨울이면 빙판이 됩니다! 물론 이게 일주일마다 로테이션되는 형식이라 계절하고 내가 좋아하는 레이싱 종류가 안 맞물리면 일 주일은 공치는 것이지만, 아무렴 어때요, 일단 계절 변화라는 걸출한 컨텐츠가 탑재되었습니다! 확장팩(더블린?)이나 다음 편을 기대해보죠!
오예~!!

총평: 퀄리티는 높은데 지루한 포르자 호라이즌 3.3. 아이러니하게 경쟁작이 전작이라 단점이 도드라진다.

PS. 여느 때처럼 돌려본 포토 모드. 명불허전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