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성기는 지났다. 그러나 바로 지금이 나의 황금기다.

통계 위젯 (화이트)

19
65
148016


[xbone] Metro 2033 Redux

메트로 2033은 동명의 소설을 기반으로 한 FPS 게임으로 2010년에 우크라이나 개발사가 THQ를 통해 출시한 게임입니다. 당시엔 PC와 xbox360 버젼으로 나왔었고, 저는 이 게임의 존재 자체를 몰랐었지요. 이후에 메트로:마지막 불빛이란 후속작이 출시되고서야 존재를 알았지만 이 게임을 굳이 미국에서 공수해올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왜냐하면 이 게임엔 치명적인 문제가 있었으니, 인터페이스와 게임 진행에 성가신 구석들이 산재했었단 것이었죠. 허나 2014년, 망해버린 판권을 딥실버가 가져간 다음에 리덕스 버젼이 나오면서 얘기는 달라졌습니다. 이 버젼은 후속작의 엔진과 인터페이스를 다가져다가 리마스터링한 물건이었거든요. 해상도 빼곤 바뀐 거 하나없이 차세대 게임기로 나왔던 후속작의 리덕스 버젼과 달리 2033의 리덕스 버젼은 합리적이고 칭찬받아 마땅한 결과물이었습니다.

저는 이 게임을 2016년에 구매했었는데 이제서야 플레이해봤습니다. 2회차 돌리고, 도전과제 100% 클리어하고 나니 18시간 정도의 플레이 타임이 찍히더군요. 이 게임은 2018년 10월 엑스박스 게임패스에 추가되었습니다.(...진작 플레이해봤으면 억울하지나 않지.)

스토리는 핵전쟁 이후 망해버린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관에서 방공호로 만든 러시아 지하철 망을 거점으로 생존한 인간들 사이로 주인공 아티옴이 정신 공격으로 생존자들을 위협하는 '검은 존재'를 제거하러 떠나는 여정을 그립니다.
살고 싶으면 니 위협하는 간나새키는 다 조져야 하는기라. 알간?

* CONs.
- 강제 되는 전투.
리덕스 버젼에는 후속작과 같이 총알 수급과 공기 정화 필터 시간이 절반 가량 차이나고 적의 인지 기능이 달라진 스파르탄/서바이버 모드가 탑재되었습니다. 문제는 게임이 후반 향하면서 전투를 강제해버린다는 거죠. 중반까진 선택 모드와 상관없이 플레이 성향에 따라 전투/잠입을 어찌해도 상관없고, 모드는 이득의 정도를 다르게 주는 정도로 작동합니다. 허나 후반은 얄짤없이 전투 일색입니다. 총기 구색 맞추는 거 깜빡하고 다음 챕터로 진입해버리면 아주 짜증나집니다.
아주 후달리게 공격해오는데 아오....

- 원작과 같은 것도 아니고 다른 것도 아니고, 이게 다 뭐지?
솔직한 얘기로, 원작 소설이 있다는 걸 모르고(아예 모를 수는 없는 게, 게임 기동하고 오프닝 화면에서 원작 있다고 크게 알려주고 시작함) 보았다면 캐릭터 메이킹이 왜 이따구인가 생각했을 겁니다. 주요 캐릭터들의 행동이 뜬금없어요. 그렇지 않고 자연스런 보조 캐릭터들은 대부분 일회성 등장과 함께 장렬한 사망을 보여줍니다.(맙소사...) 위키를 찾아보면 이러한 캐릭터들이 고스란히 원작 소설로부터 온 데 기인한 것인가란 의문에 답을 주지 않습니다. 소설과도 달라요. 에휴.
헌터와 칸은 정말 납득이 안 가는 캐릭터로 출연한다. 근데 걔네가 제일 중요 캐릭터.

- 스토리는 왜!!
위의 원작 얘기와 조금 결부된 것인데, 중간에 등장하는 유령들은 도대체 존재 및 등장 이유를 알 수가 없으며(차라리 느닷없는 최종병기 스파크가 낫다), 검은 존재에 대한 주인공의 선택은 밋밋하기만 합니다. 후속작에선 검은 존재가 인류에게 도움을 주고 싶었다는 투로 나오는데, 이 게임에선 하나도 안 그러거든요? 이벤트상 마주칠 때 다가가면 게임 오버 화면 띄우고, 후반엔 '저 새끼 죽여라!'라면서 공격해옵니다. 주인공에게 호의적인 개체가 있는 듯하지만 전면적으로 나오질 않아요. 전면에 나서는 놈이나 단체적으로 등장하는 놈들이나 다 적대적입니다. 이에 그 놈들을 학살하는 엔딩을 보면 '내 가족과 친구와 집인 메트로를 지켰당~ 근데 저 놈들 지질 때 뭔가 잃었나?'라며 끝나고, 학살 안 하나는 엔딩을 보면 (핵무기를 손에 넣고)'내가 전쟁 끝냈지. 자, 이제 저 놈들하고 대화를 해볼까?'예요. 허허허.
검은 존재와 연동된 엔딩보다 더 깊고 심오한 콜걸 이벤트. 이쪽이 더 낫다.

- 흐름을 끓어먹는 검은 존재 파트.
애초에 검은 존재가 이딴식으로 등장하면 안 되었던 것임을 체감해주는 게 강제로 접하게 되는 검은 존재 이벤트 시퀀스입니다. 가만히 있어도 안 되고, 그 놈들 쪽으로 끌려가도 안 되는 이 빌어먹을 시퀀스는 게임 중간중간 느닷없이 튀어나오는데, 엔딩 땐 강제로 튀어나와서 사람 짜증나게 만듭니다. 가히 미친 놈 널뛰는 듯한 감각으로 싸돌아다니게 되는데, 그게 다예요! 이게 사실상 환각처럼 나오는 건데, 그럼 끝에 가서 실제 권총을 건넨 헌터는...?
아오 보기만 해도 짜증나.

- 버그.
후속작 리덕스 버젼에도 있는 버그들이, 엔진을 그대로 가져다 적용한 탓에 이 게임에도 똑같이 벌어집니다. 얼핏, 게임 엔진이 가져올 버그가 뭐가 있을까 싶은데, 이 게임은 음향 오류가 있어요. 총 발사음 같은 건 다 나오는데 센터 채널(대사)이 죽어버립니다. 제가 이걸 당한 건 하필 칸의 지시 사항을 따라 움직여야 하는 챕터여서(...) 좀 짜증이 나긴 했습니다. 이 버그가 걸리면 어느 챕터를 로딩하든 다 똑같은 현상이 벌어집니다. 게임 기동 때 적용된 거라서 게임을 완전히 종료했다가 재기동해야 합니다. 또다른 버그는, 버그라고 하긴 좀 그런데, 원근법이 개판입니다. 이는 FOV와도 연동이 되는데, 확실히 리덕스 버젼에선 이 부분이 많이 줄었어요 (특히 후속작 리덕스의 잘 안 드러나는 개선점). 허나 어쩌다 캐릭터가 겹치는 현상이 생기면 아주 웃기거나, 아주 짜증나게 됩니다. 짜증나게 되는 건 괴생명체들이 나를 덮쳤을 때 시야가 왜곡되어 눈에 보이는 게 하나도 없어지기 때문이지요.
오, 오지마, 이 대두 괴물!!

* PROs.
- 솔직히 밀실 액션은 끝내줬다.
개활지 전투가 없는 건 아닌데, 테이스트가 후속작과는 많이 다릅니다. 이게 2010년의 오리지널을 기반으로 만든 거라 게임의 근간이 고스란히 유지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놀라울 따름입니다. 경우에 따라선 도서관에서 조우하는 사서가 끔찍하기 그지없는 컨텐츠일 수도 있지만, 망해버린 폐역이란 한정된 공간에서 잠입하는 플레이와 후반 D6에 돌입할 때의 전투는 정말 괜찮았습니다. 놀라운 부분은 극후반 D6 내부를 돌아다닐 때인데 흡사 에일리언 테마를 가져온 듯한 감각이라 만족스러웠습니다. 후속작은 아무래도 개활지 전투가 많이 늘었고, 거대 보스와의 전투가 도드라지기 때문에 더 다르게 느껴지더군요.
빡세긴 했지만 그렇다고 나쁘다곤 말할 수 없는 레일 슈팅 파트.
D6는 분위기에서 호평할 만하다.

- 그래도 인류애.
후속작에서 검은 존재를 등에 엎고 다니는 플레이와 대칭점에 있는 게 이 게임입니다. 게임은 시종 포스트 아포칼립스를 배경으로만 남기지 않고 플레이어가 느끼게 해주는 오브젝트를 남겨놨는데, 어린 아이가 대표적인 부분이죠. 지랄같은 세상에서도 어떻게든 살아가려는 인간들을 그린 인류애 측면은 호평하고 싶습니다. 단순히 플레이어와 적으로 대치하는 세력들도 뒷구멍으로 꿍시렁거리며 가족에 관한 얘기를 나누며 있는 모습 같은 건 이런 '닥치고 다 죽어라!!'란 장르에서 쉽게 놓칠 수 있는 부분이잖아요?
방금 삼촌이 죽었는데 당찬 놈. 마음에 든다.

* 총평: 지독하게 올드 테이스트의, 그러나 잘 리마스터된 메트로 시리즈의 시작.

PS. 메트로 세력 가운데 하나로 등장하는 제4제국, 또 나찌.

덧글

댓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