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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기는 지났다. 그러나 바로 지금이 나의 황금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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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bone] Resident Evil Revelations 2

레지던트 이블 레벌레이션스2는 2015년 캡콤이 바이오해져드 5와 6 사이의 이야기로 내놓은 번외편 게임입니다. 레벌레이션스1에서 이어지는 게 아니라 시리즈간 연속성을 위해 스토리 땜빵용으로 내놓은 게임이라 1편을 안 해봐도 괜찮은 건 좋은 점입니다.

레벌레이션스2는 꽤나 흥미롭게도 출시 당시 유행하던 미드 스타일 에피소드 형식을 도입했고, 에피소드를 따로 결제하거나 시즌 패스를 끊어서 시즌 전체를 다운로드 할 수 있게 해놓았습니다. 2019년 현재 에피소드 1은 무료이고 DLC를 모두 포함한 디럭스 버젼을 팔고 있긴 합니다만, 에피소드1을 해보고 마음에 든다면 시즌 패스를 할인 때 사서하는 걸 권장합니다.(디럭스 버젼=시즌 패스+레이드 모드용 팩 묶음) 플레이 타임은 에피소드당 2시간 정도이고, 시즌패스에 추가 에피소드 2개까지 있어서 플레이 타임은 10시간을 넘깁니다. 야리코미가 너무 강요된 구성이라 지치긴 합니다만 엔딩까지 달릴 수 있게는 해놓았기 때문에 끝을 보긴 했습니다. 할인 때 8천원 주고 산 게임이라, 돈값은 했다고 봅니다.

그나저나 제가 바이오해져드 5를 했던 게 2010년이니, 참으로 오래 전 일이라 스토리가 어떻게 이어지고 이 설정이 어떻고 하는 건, 하나도 기억나지 않아 모르겠네요. 하하하. 이 게임은 2016년에 결제를 했는데 이제서야 해봅니다. 콘솔용 바이오해져드에 한글화가 인색했던 캡콤이었는데 이 게임을 시작으로 이후 바이오해져드7까지 한글화가 되었습니다.
한글화에 만족하시는 벽돌왕 나딸리아 님.

* Cons.
- 그래픽의 이질감.
정말 의아한 부분인데, 2015년 초는 다잉라이트가 출시된 시기입니다. 동시기에 출시된 게임이라고 생각하기에 이 게임은 그래픽이 게임 내에서 일관적이질 못합니다. 애초에 기술력이 부족해진 일본 게임이라 인게임 렌더링 이벤트 같은 건 기대할 수 없고 그냥 프리렌더링된 컷신이 나오는 걸 감안하더라도 게임 자체에서 들쑥날쑥한 부분은 의아합니다. 바닥의 텍스쳐와 벽의 텍스쳐는 해상도와 샤픈의 정도가 다르고, 캐릭터와 배경에 대한 조명도 따로 노는 경우가 잦습니다. 게임의 그래픽은 마치 각 그래픽 팀에서 내놓은 결과물을 기워만든 게임이란 느낌이 강하게 들게 합니다.
벽 텍스쳐, 바닥 텍스쳐, 캐릭터 텍스쳐, 캐릭터 라이팅, 배경 라이팅, 필드 라이팅... 전부 따로 논다.

- 양날의 칼, 무기 개조.
게임 내 총기들은 개조를 할 수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 개조 파츠를 구하는 건 숨겨진 박스를 열어야만 하는데, 그 중 일부 박스에만 개조 파트가 들어가 있어서 죽어라 상자들을 찾아야지, 못 찾으면 못 답니다. 그리고, 개조를 거친 총기는 밸런스를 씹어먹게 됩니다. 가지고 있는 총기류에 따라 상자를 깠을 때 나오는 총알의 종을 바꾸는 정도의 아이디어는 잘 구현해내놓고, 정작 개조 파츠 부분은 치밀하지 못하게 필드에 던져놓았습니다.
베리 아찌, 총보단 벽돌이...

- 실망스런 AI.
바이오해져드5부터 동료 데리고 다니면서 플레이하는 걸 밀어주고 있는 캡콤입니다만, 이번에도 이게 영 시원치 않습니다. 전작들보다 낫다고 보이는 건 적어도 내가 핀치에 몰리면 와서 어떻게든 회복이나 도움을 주려고 한다는 것이고, 나쁘게 보이는 건 능동적으로 플레이에 개입을 전혀 못한다는 겁니다. 분명 모이라가 라이트로 적을 멈춰세우면 클레어가 공격을 해나가는 식이 초반에 제시되지만, AI가 그걸 활용을 못하기 때문에 플레이어 역시 그것과 무관한 플레이로 진행하게 됩니다. 아무런 스킬도 없는 초반에 모이라로 손전등을 들고 최초로 만나는 좀비를 계속 스턴시키면 한 5분간 대응 못하고 뻘짓만 하는 AI를 볼 수 있습니다. 이 실망스런 AI는 가끔 내 뒤에 나타나서 좀비보다 무섭게 놀래키는 짓도 자주 합니다.
플레이어 시야 따라 뒤에서 라이트를 비추는 정도는 나쁘지 않게 해준다.

- 실망스런 에피소드4.
대망의 마지막을 찍어야할 에피소드4는 너무 이상합니다. 무인도에서 재앙을 맞이한 캐릭터들의 생존 투쟁기가 클레어 파트 시작하자마자 갑자기 22세기 연구소 습격으로 장르 변신을 꾀한 느낌이에요. 이 부분은 정말 뜬금없는 게, 굳이 엄브렐라의 연구 시설이란 걸 이런 식으로 표현했어야 했나 싶을 정도로 이질적이고, 베리 파트로 게임의 진행 마무리를 넘기기 위해 가장 흥미로워야 할 클레어 파트는 매우 짧고 지난 에피소드와 다른 진행으로 도중에 끝납니다. 그리고 그 플레이 타임을 떼우기 위해 늘어지는 베리 파트의 진행은 덤입니다.
폐 건물 안에 끝장나는 비밀 기지 컨셉은.....이젠 쫌 쌈마이해서 그렇지 않아?

- 실망스런 추가 에피소드.
도전과제는 없지만, 두 개의 추가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건 에피소드1-4가 진행되는 사이에 또 빵꾸가 나버린 부분을 땜빵하는 것이지요. 이 추가 에피소드엔 두 가지 문제점이 있는데, 하나는 컨셉을 주고 플레이에 제약을 가하겠다는 아이디어는 좋지만 플레이가 너무 제약되어 재미는 커녕 짜증만 난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추가 에피소드가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도대체 모이라는 어떻게 살아남아 탈출했는가'와 '소파에서 최후를 맞은 듯한 영감님은 왜 본편에선 침대에 누워있었나'와 '이럴 거면 본편 엔딩은 왜 두 개로 나눴는가'와 '나탈리아는 잠깐 모이라와 조우한 이후 내내 격리되어 있었는데 어떻게 모이라가 죽었다고 단언했던 건가' 같은 질문들이 줄줄이 해결 안 된다는 겁니다.
모이라는 왜 다 찢어진 팬티스타킹을 굳이 계속 입고다니는 것인가?

- 지나친 야리코미.
일본 게임이 야리코미를 내세웠던 건 20세기 게임용량이 크게 제한받던 상황에 조금이라도 더 풍족한 게임 플레이를 할 수 있게끔 했던 측면이 있으며 이스터 에그 같은 것도 이 안에서 영향력을 가졌습니다. 그러나 게임의 용량 제한이 백 기가바이트를 넘길 수 있고, 마켓에 풀리는 게임이 엄청나게 늘어난 21세기 현재 시점에 기술력 떨어지는 일본 회사들이 내놓는 파고들기 요소는 고통스럽기 짝이없는 경우가 많지요. 뭐, 이젠 그게 전통인 줄 아는가 봅니다. 이 게임은 타임 어택 모드와 적들이 투명해지는 모드를 경험치로 구매할 수 있게 해놓고 도전과제까지 걸어놓았습니다만 이건 이 게임 전체를 세 번이나 해보라는 미끼치고 너무 약했습니다. 여기에 라라 크로프트 시리즈처럼 특정 과정으로 에피소드를 끝내면 메달을 주는 걸 장착했는데....라라 크로프트는 쿼터 뷰 액션 게임이고, 이 게임은 서바이벌 호러 TPS란 말이죠. -_-;
생각보다 나쁘진 않았던 레이드 모드지만 이 짓을 캐릭터별로 만랩 찍으며 해볼 생각은 눈꼽만큼도 없다.
아....음....
어....험....
조금 더 해볼 수 있을지도...

* PROs.
- 과감했고 효과적이었던 에피소드 내 클래어 파트/배리 파트 구성.
옛 PS1 시절, 두 개의 진행으로 나누어 플레이어의 행적이 교차하게 했던 바이오해져드2의 아이디어를 가다듬어 에피소드 내 클래어가 탈출하기 위해 고생했던 지역을 훗날 배리가 방문하여 단서를 좇아가게 했습니다. 에피소드 플레이 타임이 2시간인 건 클레어가 반, 배리가 반을 해서 그런 겁니다. 그렇다고 완전 동일 루트를 밟는 건 아니고, 총기난사 클래어+앨런 모이라/완전무장 배리+벽돌왕 나탈리아 구성이기 때문에 에피소드 내에서 쉽게 지루해지진 않습니다.
벼, 벽돌!

- 새롭지 않지만, 좋게 변화된 바이오해져드.
바이오해져드5의 멍청한 조작체계는 어이가 없을 정도로 불편함을 강요하는 일본 게임 특유의 그것이 드러나는 일이었지요. 결국 바이오해져드6에서 완전히 뜯어고쳤고, 레벌레이션스2는 컨트롤에 아무런 불합리함을 느낄 수 없게 되었습니다.(총기 사용에 조준을 강제하여, 조준없이 땡기면 칼질을 하고, 조준을 하여 후퇴 및 사격을 하는 체계는 지나치게 액션을 제한하지 않으면서 특정 공격 컨트롤을 강제하지도 않았기 때문에 좋았습니다.) 또한 어두어둑한 분위기에 돌아다니는 필드들은 각 바이오해져드 시리즈의 컨셉을 일부분 차용해왔고, 위에서 언급했듯이 클리어 파트와 배리 파트의 플레이어 기믹은 다른 게임들에서 가져온 것들입니다.(게임 내 손전등 보급에 혁혁한 공을 세운 앨런 웨이크...) 외전이고, 본편 5와 6사이라는 타임 라인상 주어진 정보들이 한정되었기 때문에 짧고 간결해질 수밖에 없었던 스토리는 오히려 게임 내 퍼즐 진행에 대한 집중과 단편적인 메모들이 주는 서바이벌 느낌에 도움이 되었습니다.
불안정한 공간을 지나가더라도 다행히 조작감 문제가 안 생긴다.
그나저나 여성 캐릭터들의 각선미가 와우...

- 공격과 도움으로 나눈 체계.
AI에 의존한 싱글 플레이를 할 때는 거의 느끼기 힘들지만, 두 캐릭터를 자주 오가거나 코옵으로 진행할 경우 공격 전담 클레어/배리와 퍼즐 및 도움 전담 모이라/나탈리아의 협력 진행은 독특한 테이스트입니다. 만약 파트너 AI 캐릭터를 고정(변환키Y를 누른 채 십자키 위 또는 아래)시켜놓고 보조 캐릭터로만 진행해보면 이게 극대화됩니다. 더구나 도움 캐릭터들은 체력 자동회복 시스템이 채용되어 있기 때문에 부담없이 쫄쫄 돌아다니며 보스전에서마저 뺑뺑이 치게 되는, 오히려 게임 내 어드벤쳐는 보조 캐릭터가 담당하게끔 의도되어 있습니다.(체력 자동 회복 때문에 계속 구해달라고만 외쳐대던 애물단지 신세는 벗어났다. -_-)
물론 뒷태는 어느 캐릭터든 훌륭하다.

- 나쁘지 않았던 퍼즐 요소.
이미 바이오해져드 시리즈는 공포와 서바이벌에서 꽤나 멀리 와버렸지요. 난이도를 올려서 리소스 제한을 통해 서바이벌 느낌을 강화할 수는 있지만, 그게 전부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이오해져드 시리즈의 또 하나의 특징인 제한된 공간을 뺑뺑이쳐서 플레이 타임을 늘이는 퍼즐 요소를 그럴싸하게 제공합니다. 기껏해야 문열기와 열쇠찾기가 전부이지만, 각 에피소드마다 전작들의 오마주로 진행하도록 해놓아서, 적어도 6의 '문은 커녕 책상과 의자 하나 놓여있다고 반대편으로 못 넘어가고 저 멀리 돌아가야 하는 근육덩어리 레온' 같이 어이를 상실하는 상황으로 몰지 않습니다.
튜토리얼로 호흡을 길게 잡고 점진적으로 조작법을 익혀나가는 퍼즐 요소도 괜찮았다.
모이라의 저... 어우야, 그러고 보니 캡콤이 비현실적인 각선미를 좋아하긴 했지.

총평: 기대 이상의, 적절한 오마주의, 한 번은 해볼만한 바이오해져드 번외편. 6편보다 낫다!

PS. 징징거리는 모이라가 정신적으로 성장하는 걸 본편에 녹여내지 못한 건, 제작진의 치명적인 실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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