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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기는 지났다. 그러나 바로 지금이 나의 황금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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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bone] Devil May Cry 5

근래 캡콤의 행보는 상당히 흥미로워졌습니다. 돈 욕심으로 망쳐버리던 프렌차이즈를 다시금 부흥시키려고 노력을 기울이는 게 눈에 보이고, 결과물도 흥행과 비평 모두 어느 정도 잡아냈고 있기 때문에 여느 게임 개발/퍼블리셔들과 궤를 달리하는 듯하게 보입니다.

데빌 메이 크라이5도 캡콤의 고심이 엿보이는 게임입니다. 데빌 메이 크라이4(2008) 이후로 과감하게 닌자 씨어리에 외주주고 리부트시켰던 DmC(2013)은 기대에 크게 어긋나게 망해버리는 바람에 캡콤의 앵벌이 전략은 수정을 피할 수 없었습니다. 결국, 리부트를 없던 셈치고 데빌 메이 크라이4에서 이어지는, 그러나 신규 플레이어들도 흥미 및 재미를 느낄 수 있을 법한 방향으로 제작된 게 바로 이 데빌 메이 크라이5(2019)입니다.

데빌 메이 크라이5는 장단점이 혼재한,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미는 있는 액션 게임입니다. 엔딩까지 12시간 반 정도로, 가장 쉬운 난이도로 엔딩까지 달리는 게 큰 부담이 없습니다. 비록 이 게임이 파고들기 요소를 잔뜩 준비했고, 도전과제들도 거기에 다 몰빵을 때렸을지라도, 숨겨진 요소 같은 거 적당히 신경쓰고 엔딩보고 일어나는 게 어렵진 않았습니다. 캡콤 게임답게 DLC가 잔뜩 있지만, 게임을 크게 바꿀 정도의 물건은 없고 오브 패키지나 외양 스킨 같은 것이기 때문에 기본판을 구매해도 플레이엔 별 차이가 없습니다. 저는 엑스박스 게임 패스에 이 게임이 추가되어서 플레이해봤습니다.
한국어 언어팩이 아시아권에만 등록되어 있기 때문에 지역을 홍콩으로 변경해놓고 플레이했다.

* CONs.
- 세 명의 캐릭터, 세 종류의 커맨드, 지나치게 복잡해졌잖아!
데빌 메이 크라이5는 초반엔 니로, 후반엔 단테, 교차될 땐 V라는 캐릭터로 플레이하는 구성입니다. 문제는 셋의 플레이 스타일이 다 다르고 커맨드도 따로 논다는 겁니다. 특히 단테 혼자서 배요네타급으로 복잡한 커멘드에 무기도 계속 들어오는데, 이걸 활용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대놓고 파고들기 요소 캐릭터로 만든 느낌이랄까요. 총 20개의 챕터가 준비되어 있지만, 플레이 타임은 고작 20분 남짓입니다. 이 사이에 캐릭터가 교차되니, 자연스럽게 진행에 맞춰 플레이에 익숙해지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이 게임 최대 피해자, V.

- 어처구니 털리는 스토리.
후반까지 저는 이 게임의 스토리를 나쁘지 않게 봤어요. 배트맨에 조커가 꼭 나오듯이, 데빌 메이 크라이엔 단테의 숙적으로 버질이 나올 것도 당연했고, 혈연관계는 개그 요소로 봤습니다. 그런데...세상의 멸망을 부를 악신 강림 및 학살이 질투에 의한 형제 싸움과 '이따위 싸움 내가 다 막아줄 것임. 내가 이기면 관두셈. 나 쫌 안 쎘지만 이젠 쫌 쎈 듯, 인정?'으로 수렴되고 끝나는 건 어처구니가 없었습니다. 언제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6편을 위하여~! 라는 느낌이 팍팍 나기 때문에 앞서 받았던 좋은 느낌은 쓰나미에 쓸려나갔습니다.
무식한데 신념있고 힘도 애매하게 있는 새끼가 얼마나 짜증나는지 잘 보여주는 예시.

* PROs.
- 매력적인 캐릭터들.
데빌 메이 크라이5의 등장인물은 매우 제한적입니다. 그리고 기능적으로 등장하기에 비쥬얼적인 매력 빼고 뭘 어필할 수 있을까 했는데, 캡콤은 개성에 몰빵을 때렸습니다. 플레이어블 캐릭터 V를 비롯해 V의 소환수들, 도우미 캐릭터인 니코 등, 게임 내에서 생각하면 바로 떠오를 캐릭터들을 잘 구축했습니다. 물론 캐릭터 설정이 존재하고 있고, 1편부터 했던 플레이어라면 뭔가 알 법한 얘기들도 오가지만, 아무래도 상관없는 얘기로 봐도 캐릭터 이해에 무리가 없습니다.
개그 요소로 치부하기엔 능력 좋고 매력있는 니코.
물론 나 같은 놈을 위해, 아무래도 상관없는, 단발 쭉빵 미녀 레이디도 준비해뒀다.
속된 말로, 취향 저격.

- 일본 게임답지 않은 스토리 전개.
역사가 길게 된 일본 프렌차이즈 게임은 그만큼 쓸데없는 설정이 덕지덕지 붙고 뭔가 있어보이려고 애쓰며, 결국 지들만 아는 얘기를 지들끼리 씨부리다가 친구 찾고 동료 찾고 세계 지키고 땡치는 걸 시공간 오가며 쌩지랄하는 게 다반사였지요. 데빌 메이 크라이5는 스토리 전개는 시간배치상 선형으로, 설정 설명은 깔끔하게 (저 새끼, 나쁜 놈이에요!) 해서 이 프렌차이즈에 대해 아는 게 없는 플레이어라도 진행을 이해 못하는 일은 없게 해뒀습니다. DmC가 쿨한 척 허세 넘치는 캐릭터가 나오지만 도무지 뭐가 어떻게 굴러가는 건지 논리적으로 이해가 안 갔던 반면, 데빌 메이 크라이5는 쿨한 캐릭터가 개그 넘치는 양상으로, 세상을 망친 유리즌 쳐부시러가는 건 단순해서 받아들이기 쉬운 전개입니다.
세상을 망친 나쁜 놈 쳐죽이러 가자!

- 세 명의 캐릭터, 세 개의 전투 방식!
손에 익는 게 어려운 게 문제이지, 세 명의 캐릭터는 각자 독특한 테이스트의 플레이를 보여줍니다. 잃어버린 손 대신 소모품인 로봇 팔 달고서 싸우는 거나, 자기는 하나도 공격력이 없는데 소환수 불러서 소환수 조종하여 적들과 싸우거나, 무기 싸그리 들고서 전환해가며 싸우는 건 다양성 측면에서 훌륭했습니다.
DmC를 쩌리로 만드는 비쥬얼. 잘 만든 게임은 틀림없다.

총평: 기사회생한 데빌 메이 크라이. 파고들기를 준비해놓고 강요하지 않아서 좋더라.

PS. 컷신 도중 스크린 샷 찍으면 컷신 전체가 스킵되는 건 너무하잖아. -_-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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