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성기는 지났다. 그러나 바로 지금이 나의 황금기다.

통계 위젯 (화이트)

19
65
148016


[xbone] Child of Light

2014년, 유비소프트에서 기묘한 게임을 하나 발매한 적이 있습니다. 수채화풍 그래픽에 턴제 RPG인 게임으로, 언뜻 인디 게임을 연상시킬 만한 게임이었지요. 어쎄신's 크리드 시리즈와 파 크라이 시리즈를 만들던 유비소프트 몬트리얼의 뜬금포, 빛의 아이입니다.

엔딩까지 플레이 타임 13시간에 할인으로 구입하면 만원 이하에 살 수 있는, 적당한 가격과 적당한 퀄리티의 턴전략 RPG 게임입니다. 2017년 추수감사제 할인 때 구매했었는데 이제서야 플레이해봤습니다. 2019년 현재 유플레이와의 연동 기능에 문제가 있어서 도전과제 한 개가 취득되지 않습니다.(9월 21일 서버 지원 중단, 그러나 27일 플레이 시작...OTL)

동화풍의 유려한 그래픽과 튀지 않고 배경에 깔리는 배경음악, 그리고 높지 않은 난이도의 진행으로, 이 게임은 기본 이상의 재미를 줍니다. 그러나 오스트리아 배경으로 판타지를 섞어 만든 이 게임의 스토리 전개와 너무 허술한 성장 및 퀘스트 부분은 완성도를 떨어트리는 부분입니다. 제가 워낙 이런 류의 게임을 좋아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고평가할 부분이 넘치는 게임은 아닙니다.
만원의 행복이 되긴 했다.

* CONs.
- 뭔가 똥싸다 말고 닦고 나온 느낌의 스토리?
죽었다 저 세상에서 살아난 주인공 오로라 공주가 동료들을 모으고 어둠을 무찌르는 전개 자체는 그냥 흔하디 흔한 클리셰라서 별 생각이 안 드는데, 그 내실과 완급 조절은 문제가 있습니다. 초반 동료 수집은 텀이 매우 긴 반면, 극후반까지 동료들이 영입될 정도로 영입 시점 조절이 안 되어 있습니다. 이로 인해 첫 동료의 서브 퀘스트는 영입 뒤 얼마 후에 받지만 해결은 10시간 뒤에 된 반면, 후반 영입된 동료의 서브 퀘스트는 받고 나서 전투 한 번 하고 되돌아가보면 클리어 되는 식으로 땜빵 처리로 급급합니다. 게다가 보스전의 난이도는 낮은 편도 아닌데 엔딩에 앞서 전투가 연속적으로 튀어나오질 않나, 최종 보스 등장 이래 한 시간도 안 되어 그냥 마무리되는 엔딩 등, 완급조절에도 실패했습니다. 엔딩에서 '오로라 공주는 세상을 구했습니다'라며 강제 종지부를 찍는데, 납득이 가는 부분은 아니죠.
칼빵 공주 오로라! 이때까지만 해도 흥미진지했었는데...

- 메트로바니아 아류가 아닌 듯 굴지만 적어도 맵은 줬어야 했어!
이 게임의 성가신 부분은, 빠른 이동을 위한 전체 맵은 존재하지만 세부 맵은 없다는 겁니다. 메트로바니아처럼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실시간 액션을 하는 게임은 아니지만, 숨겨진 아이템들과 퍼즐은 수집항목처럼 통계가 맵에 지원됩니다. 그러나 그게 어디에 있는지 어떻게 찾아가야 할지는 도통 알 길이 없습니다.
엔딩 후 전체 맵. 다행스럽게도 고백 편지 이외의 수집항목에 도전과제는 안 걸려있다.

- 레벨 업에 따른 성장...을 느끼기 힘든 전투 시스템.
가장 재미있어야 할 부분인데 가장 황당한 건, 전투 시스템에 결부된 성장 요소입니다. 일단 전투 한 번 하면 레벨 하나 정도 오른다고 보면 됩니다. 보스전 같은 거 깨면 레벨 두 개 정도 올라가더군요. 이거 보다 주력 캐릭터에게 수집한 별가루 마약 팍팍 먹여서 스탯을 올리는 게 효율적입니다. 레벨 업 이후 스킬 포인트로 스킬 트리를 채우는데, 게임 전체를 흔들 스킬은 따로 있을 정도로 밸런스가 안 좋고, 롤 백이 안 됩니다. 속성에 따른 상성도 있기도 한데, 전투의 묘미가 시간 빼곤 전무하기 때문에 깡데미지로 두들겨 패는 게 속편합니다. 게다가 적은 3마리까지 최대 전투에 투입되는 반면, 아군은 두 명이라는 제약이 발목을 잡습니다. 도중에 동료와 교체하는 시스템이 있긴 하지만, 두 명의 조합과 세 명의 조합의 차이는 전투의 재미를 크게 바꿀 수 있는 부분이지요.
약점을 알면 뭐하나, 마법사는 둘 뿐이요, 만능 마법사는 없고, 공격에 속성 부여는 보석질해야하는데...
아이템은 있지만 상점은 없어서 포션도 수량 제한이다.

* PROs.
- 속편한 이동.
여기저기 돌아다녀야 할 곳이 많은 이 게임... 이동 자체가 거지 같은 경험이 될 것임을 잘 알았는지, 챕터2 이후 오로라 공주는 게임 종료 때까지 날아다닙니다.(...) 이로 인해 이동에서부터 플래포머 게임 난이도가 발목을 잡는 여느 게임들과 달리 속 편하게 필드 이동이 가능하며, 반딧불을 이용한 적 회피 기동이 가능한 덕에 퍼즐 풀기 위해 이동부터 삽질하는 일은 없습니다.
누구 아이디어인지는 몰라도, 이동에 속은 후련했다.

- 타이밍이 모든 것.
게임의 전투 시스템은 기본적으로 객체 시간별 턴제입니다. 그런데 여기에 '내 시간이 돌아오는 것(WAIT)과 기술 발동에 시간이 걸리는 것(CAST)은 다름'을 적용하여 CAST 시간을 확보한 게 특이점입니다. 이 캐스트 시간 내에 공격을 받으면 캐스트가 캔슬되는 것과 동시에 시간이 뒤로 밀려버리거든요. 이걸 이용하여 적의 활동을 최대한 방해하고, 우리편의 활동 시간을 확보하는 게 기본적인 전투 전략이자 이게 전부입니다.
반딧불을 보내 적의 공격 발동 시간보다 내 기술을 먼저 써서 공격을 못 하게 막는 게 전략이다.

총평: 비쥬얼로 먹고들어가는 턴제 RPG. 참신함을 덮을 정도의 얄팍함이 아쉽다.

덧글

댓글 입력 영역